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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일상사

부정적인 친구

새 학기, 아이들은 낯선 선생님과 친구들에  대해 기대반 두려움반으로 교실을 향하게 된다.

딸은 올해 친한 친구가 모두 뿔뿔히 흩어져 우울했었는데, 초등학교때부터 친했던 아이가 같은 반이 되어 안심을 하게 됐다. 며칠 후 딸의 반에는 한 아이가 전학을 왔다. 여드름 투성이의 여자아이.

딸은 며칠 그 아이를 지켜 보더니 혼자 외톨이처럼 있더라고 말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낯선 환경에서 친구하나 없으니 그런것 아니겠냐면서 잘 챙겨 주라고 했다. 그리고, 그 아이는 딸을 비롯한 4-5명의 친한 친구를 갖게 됐다.

그렇게 한달여 시간이 흘렀다.

잠도 오지 않는 야심한 밤에 딸은 나와 갑자기 대화가 하고 싶은건지 그 여드름 투성이의 친구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딸- 엄마, 지난번에 봤던 여드름 많던 지애(가명) 있잖아요. 걔는 외모에 관심이 많은지 매일마다 자기 얼굴에 있는 여드름때문에 투덜거려요. 매일 반복되니까 짜증나기도 하고 그래서 먹는거 바꿔라고 했거든요. 걔네집은 매일 인스턴트로 식사를 하잖아요. 인스턴트 안 먹으면 여드름 없어진다고 했더니 그런게 어딨냐고 그런거 안 믿는다는 거에요. 걔네 엄마가 여드름이 심했었대요. 그래서 자긴 유전이라면서... ...

나- 여드름 많으면 먹는걸 바꾸고 피부과도 다니고 그래야지.

딸- 지애가 자기 엄마한테 피부과 가고 싶다고 말했다는데요. 지애엄마가 호르몬 때문이라면서 크면 없어진다고 했다네요.근데요. 그것보다도 걔는 자기 얼굴에 불만을 매일 말하면서 저한테도 그래요. 모공이 넓다느니, 턱 아랫쪽에 우둘투둘한게 나서 보기 싫다느니 하면서 자기 외모 비하를 하다가 저한테까지 그러는거에요. 거기다가 제가 뭘 할려면 절대로 넌 그걸 못할거라면서 말을 하질 않나, 저번엔 같이 쇼핑 갔었는데요. 머리띠가 예쁜게 있었어요. 지애가 머리띠 해보라고 해서 했더니 예쁘다면서 사라고 그러는 거에요. 제가 원래 머리띠 안하잖아요.그래서 머리띠 필요 없다고 했더니 자기말 안 듣는다고 막 짜증을 내는거에요

나- 헐, 그래서?

딸 - 원래 안하고, 하고 싶지도 않다고 했더니 자기가 권하는건 다 싫다고 대답한다고 뭐라 하더라구요. 사실 전 별루 사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없고, 필요도 없는데 자꾸 그러니까 좀 짜증나요

지애라는 아이는 우리 딸을 졸졸 따라 다니면서 하루종일 투덜댄다고 했다. 아침에 만나면서부터 자기 외모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걸로 시작해서 듣고 있는 딸의 단점만 찾아서 지적하고 뭐든 부정적으로 보고 얘기를 한다.

딸은 그 아이의 부정적 시각이 싫은게다.

왜냐면, 집에선 늘 긍정적인 이야기만 하기 때문이다.

" 울 딸! 엄마가 사랑하는거 알쥐?"

" 딸! 울 딸은 뭐든 잘 할수 있어!"

" 꿈을 향해 노력을 하며 달려 갈수 있단건 행복한 일이다"

" 엄마는 이 나이에도 꿈이 있다. 그러니까 너도 힘들고 지치더라도 꿈을 버리지 마.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하루에 여러번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자신감을 심어주고,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얘길 하며, 우리는 늘 행복하다고 얘길하고, 험담하기 보다는 장점을 많이 보라고 얘길 듣고 자란 아이가, 하루 온종일 부정적 시각으로 투덜거리는 친구가 좋게 보일리 없었다.

자기 생각으로 자기 중심적으로 자기가 원하는대로만 할려는 이기적인 친구로 인해 받지 않아도 되는 스트레스를 받으니 기분 좋을리 없다.

" 사랑해! 딸, 학교 잘 다녀와"

기분 좋게 학교를 보냈더니 등교하자마자 투덜대는 친구를 대했을 때의 그 기분, 난 너무나도 잘 안다.

그래서 딸아이에게 말했다. 몇 번의 조언을 더 해줬는데도 변함없이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이야기를 하고 험담을 한다면 네 자신을 위해 그 아이와는 거리를 두라고 했다.

사람이란 존재가 늘 긍정적일수는 없다. 하지만, 늘 부정적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보면 안된다. 본인은 느낄수 없겠지만, 그 곁에 있는 사람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수 없단걸 누구나 알지 않던가!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아무리 착하고 바른 사람이라도 어둠속에 있다면 우울해 지기 마련이다. 긍정적으로 바뀔수 있게 도움은 줄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없다면 친하게 지낼 이유가 있을까? 더더군다나 그 부정적 말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