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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일상사

대화부족형 엄마, 아이의 사춘기가 걱정된다.




오랜만에 친구들이 모여서 식사를 했다.
현재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친구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딸아이 애기를 하는데
듣다보니 곧 닥칠 그 아이의 사춘기가 심히 걱정 되기 시작했다.

완벽주의에 지고는 못사는 딸아이..
엄마보다는 아빠를 더 좋아하는 딸아이..
늘 동생을 챙기라는 엄마의 말에 스트레스를 받는 딸아이..
엄마에겐 자신의 고민을 절대로 털어 놓지 않는 딸아이..
학교에서 뭘했는지..일상얘기조차도 하지 않는 딸아이..

그런 딸아이가...중학생이 되면 할머니랑 둘이서 학교근처 원룸에서 살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아직 초등학생인 그 아이는 왜 그런말을 엄마에게 한 것일까?

친구는 맞벌이로 늘 피곤하다...거기에다 지금은 남편이 사고를 쳐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상황..
체력까지 저질이다 보니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면 늘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엄마는 피곤한 사람....

아이들 머릿속엔 늘 피곤해서 누워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있었고, 특히나 딸의 경우는 그런 엄마를 대신해 직장 에서 돌아오기 까지 동생을 돌봐야 하는 스트레스까지 겹쳐 있는데다 자신의 말을 전혀 들어 주지 않는 엄마가 밉기도 했다.

결정적인건..몇년간 다녔던 영어학원을 딸아이가 그만두고 다른곳으로 옮기고 싶다고 했더니, 그동안 거기서 배운게 아까워서 절대 불가하다고 말했다는것...
뭐하나 들어 주지 않고 늘 장녀라서 해야할 부담감을 지우는 엄마가 딸아이에겐 엄청난 스트레스였을 것이다.....

듣다보니 그 스트레스 이해가 됐다..
나 역시도 맞벌이로 발을 동동 구를때가 있었는데..늘 딸아이에게 동생 잘봐라..잘 챙겨라..이런말을 했드랬다...그 말에 딸은 스트레스를 받았었고..

친구..
어떻게 위기를 넘겨야 할까?
엄마와의 대화에 벽을 쌓아 올린 딸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열어 줘야 할까?

스킨쉽..
사람과 친해질때 우린 무조건 스킨쉽을 해라고 한다.
가족일때는 더했으면 더했지..덜하면 절대 안된다...스킨쉽은 사람 마음을 편하게 할 뿐 아니라 안정감을 준다...그게 자녀일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친구에게 처음엔 어색하겠지만, 매일 안아 주고 엉덩이를 두들여 주라고 했다.
아이가 엄마에게서 사랑을 받고 있다는걸 느끼게끔..

사랑해
사람들의 심리는 묘하다...상대가 나를 사랑하겠지..생각하면서도 말로 듣고 싶어 한다.
연인, 부부사이도 그렇듯 부모 자식간에도 그렇다..
아이에게 매일 사랑한다는 엄마의 말을 전해라고 했다..
이것 역시 처음엔 어색하다...하지 않던 사람이 할려면 말이다..
하지만 이런 말을 반복해서 하다보면 어느덧 자연스레 나오게 마련이고 아이도 정말 엄마가 동생이 아닌 나도 사랑하는 걸까?????? 하다가 사랑하는구나로 바뀐다...

딸아이 앞에서 동생 험담을 해라
이쁜놈은 한없이 예쁘다...예쁜짓을 하면 더 예쁘고..미운짓을 해도 예쁘다...
그래서 차별을 느끼는 누나는 한없이 작아지고 외롭고..엄마가 미운 법이다..
이럴땐....딸에게 동생이 뭔 잘못을 했을때 동생이 듣지 못하게 둘만의 비밀을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동생의 험담을 엄마가 하는 거다..그러면 딸아이는 놀랜다...동생을 아주 이뻐하는줄 알았는데..욕을 하다니??
엄마와 딸만 아는 둘만의 비밀로 하고.... 저렇게 모자르고 어설프니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동생이 많이 부족하니까 앞에선 챙겨 주고 이뻐 하는척 하자면서 그렇게 해보라고 했다..
실제..울 딸에게도 그렇게 했는데 상당히 만족스런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강력하게 추천을 ^^

일단 이 세가지를 실천해 보라고 했다..
나중에 정말 사춘기가 오면, 그때는 방문 걸어 잠그고 엄마와는 정말 바이바이라고..

아이들은 모르는척 해도 안다..
엄마가 누구를 더 이쁘하는지...를 말이다..
대화가 부족한 엄마와 딸....하루 아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서서히 노력하다 보면 대화의 물꼬는 뚫기게 돼 있다...
그래서..노력하고 또 노력해라고..지금 늦은것 같지만 늦지 않았다고..나중에 더 커버리면..그때는 갭을 메우고 싶어도 메울수가 없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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