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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일상사

연평도 뉴스를 보며, 아들이 앓아 누웠습니다


전화 한통을 받고선 연평도 사건을 알게 됐습니다. 그 후 계속 뉴스를 켜놓고선 사태를 지켜 보고 있었드랬죠..운동 마치고, 저녁 먹고도 계속 뉴스 켜 놓은 채 컴앞에 앉아 있었는데, 아들 녀석이 뉴스를 들은거에요.. 딸한테는 제가 사건 얘기를 해준 상태구요..

뉴스를 유심히 지켜보던 아들 녀석이 한마디 하더군요..

" 전쟁 난거에요? 전 아직 십년밖에 안 살았는데...ㅜㅜ"

그 한마디를 하고 나선 계속 TV만 주시하더라구요...그러더니 쇼파에 가선 눕길래 일찍 자려나 보다...뭐 그렇게 생각을 했죠..

" 엄마...저 녀석 자는게 아니에요...지금 심각해요.."

딸아이 말에 쇼파에 가서 이불 뒤집어 쓰고 있는 아들을 봤죠...슬그러미 이불을 내렸더니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더라구요 ㅡㅡ;


" 아들...왜 울어? 전쟁 일어 날까봐 우는거야?"
끄덕끄덕..

" 전쟁 안 일어 날거니까 걱정마..."
" 북한이 공격 했잖아요...죽었다면서요..."

울아들 녀석...커다란 눈만큼 겁도 많은 녀석입니다...유치원 다닐때부터 군대 가기 싫다고 하던 녀석이니까요....아마두...어릴때부터 어른들이 돌아가시는 모습을 봐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네요...사랑하는 사람과 죽음으로 헤어진다는건 끝이란걸 너무 일찍 알아서 인지...;;
그 편견을 깨는데 좀 오랜 시간이 걸렸었죠..그런데 이번 사건을 보면서 또 무서운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전쟁이 아니란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죠..
지도를 보면서 연평도가 있는 곳과 북한에서 쏜 지점..그리고 우리가 지금 사는 곳....
( 거리가 아무래도 윗지방보다는 멀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이렇게라도 해야 ㅡㅡ;)

북한이 왜 공격을 했는지 지금 북한의 사정을 설명하면서 협상 카드로  쓰기 위해서 공격을 감행 했을 거란 말을 했더니 딸아이도 옆에서 수업시간에 배운 북한에 대한 얘기를 거들더라구요..
그러면서 저와 딸은 전쟁이 일어 나긴 힘들거라고 설명에 설명을 거듭했답니다..ㅡㅡ;

그제서야 생긋 웃으면서 이불을 털고 나오는 아들....ㅜㅜ

전쟁 뉴스 보고 이불 뒤집어 쓰고 눈물 글썽이는 아들녀석....
군대 갈 나이가 됐을때...통일이 되지 않으면 군필해야 하는데...참..걱정입니다...;;
저렇게 겁도 많고 여려서야..원....ㅜㅜ;;

그리고...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ㅜㅜ
언제쯤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을런지...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