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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여행길위에서

글로 배운 캠핑, 직접 해보니~


나이가 든다는건 이런걸까? 웬수처럼 만나기만 하면 싸우던 오빠가 부쩍 꼬랑지 내리고 잘하기 시작한다...술한잔 마시면 전화를 해선 사랑한다고 하지를 않나..고맙다고 하지를 않나...그러면 난 한마디 한다..." 어릴 때 잘하지 그랬냐! 늙어서 철드니 징그럽유 " ㅎㅎ

갑작스레 전화를 해서는 언제부터 시간이 나니까 니네들 시간 좋을때 놀러 가잔다...1박2일로~
추워지고 있는데 워딜 가냐 ㅡㅡ;
동생한티 야그 했더니 야는 요즘 캠핑에 푹~ 빠져 있는지 다짜고짜 캠핑 가잔다...
그라자....;;
됐나??? 됐다! 그라믄 토욜날 가자
동생이 캠핑 용품이 있는 관계로 나랑 오빠는 맨몸으로 쫄래~쫄래~ 따라 갔다. ;;

가을이 저무는 풍경...내가 사는곳과는 달랐다...저무는 가을 풍경이 저 정도면...단풍 절정때는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을 것 같다.. 운전하느라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두 눈으로...머릿속에, 가슴속에 그 풍경을 꼭..품었다..





차안에서 하나둘씩 꺼내는 짐...예사롭지가 않아...작은 텐트 하나 쳐 놓고 놀던 때랑은 차원이 달라 ;;
둘이서 텐트 친다고 폼 잡고...나랑 올케는 띵까띵까 구경중 ;;




열심히 열심히 텐트 치는데, 구경만 하고 있으려니 괜히 미안키도 했다...이거슨 무수리 정신 ;;




캠핑...도구가 왜이리도 많은지...
승용차..돈 없으면 하기도 힘든게 캠핑이다 싶었다...그래서 난 못하겄다...게으르기도 하지만..
일일이 펼쳐 놓고, 나중에 짐싸고...으으으 ;;;



이건 뭐하는 물건임??
         훈제~
오잉? 훈제 하는거임? 니가? ㅎㅎㅎ
신기했다...맛있는 훈제를 직접 한다뉘...
     나중에..저녁에 먹자규!



헐...이건 또 머임?
  저녁에 빔 쏴서 아시안게임 볼거임~!
돈 많이 들었겠다...ㅎㄷㄷ
  아니..저거 롤스크린은 내가 만든거고..다른건 저렴하게 산거야..




날은 어두워지면서 바람도 차가워졌다.
여기저기서 불을 피우기 시작했고, 먼 산 바라보며 저녁 준비로 바빴다..




오리 고기 넣어서 직접 만든 오리훈제....
음냐...요거요거 맛이 일품이다...
사 먹는 오리 훈제...고런건 맛있는것도 아냐~ 월매나 맛있는지 누가 사라져도 모를 지경 ㅋㅋ



오리훈제 말고도 개귀 많이 주던데...먹느라 정신이 없어서..요것만 찍었다...
역시...먹성은 ㅋㅋ;
묵고 죽은 귀신 땟깔도 좋다고...묵자~묵자~에헤라 디야~



가볍게 오리훈제랑 다른걸 먹고선 불 주위로 두러싸여선 다시 삼겹살 구워 먹고~폭립도 구워 먹고 고구마도 구워 먹고~
맥주 마셔주고~ 으으으~ 술이 술술~ 잘도 넘어 간다~캬아~



텐트안엔 졸음이 쏟아지던 아이들이 전기장판 깔고선 난로 피우고 따뜻하게 누워 있다...자는척 하면서 말이다..
캠핑 가기 싫다던 딸은 생각보다 괜찮았는지...다음에 또 올래?? 했더니 OK다..
아들녀석은 당근 OK구...

활활 타오르는 불을 쬐면서 그동안 밀렸던 얘기보따리를 풀어 놨다....무슨 할 얘기가 그리도 많은지...주절주절...
아....참 좋다....우리 자주 캠핑 나오자.....여유롭고 좋네....
그렇게 캠핑 첫날밤은 조용히 깊어가고 있었다..




즐겁고 설레던 밤이 지나고 다음날 아침...
인터넷을 보면서 동생이 해준 제육 볶음을 맛있게 먹고...




금새 다가온 점심은...또 동생이 해준 철판구이를 먹었다...캠핑시작부터 끝까지 죄다 개기다...ㅎㅎ



개기 다 묵고, 밥까지 볶아주는 센스~^^
사진 찍으라고 하트로 만들어 주기 까지 한다...녀석....ㅎㅎ
내 동생이지만...정말 멋진 놈이다...ㅋ
취미 생활은 죄다 지 용돈 모아서 하쥐...캠핑 역시 밖에 나오면 올케는 손하나 까딱 하지 않아도 된다더니..
진짜였다...결혼해서 남자가 이러기 쉽지 않은데 ^^




그네같은 저걸 해먹이라고 한단다...근데 웃긴건..죄다 똑같다...색상이...
왜냐고 물어보니, 저게 그나마 제일 이쁜색이라서 그렇다네...ㅎㅎ
보는 눈은 비슷한갑다...
애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가 해먹타는 거였다..
누웠다가..앉아서 그네타듯 왔다리 갔다리 하다가...ㅎㅎ



캠핑족이 이렇게나 많은줄은 정말 몰랐다...우리가 간곳은 15팀 정도가 왔었던것 같다...
아직 개장한지 얼마되지 않는 곳이라 규모가 적어서 그렇지...
다른 곳은 이미 예약이 연말까지 끝난 상태라서 구하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다 싶다..
추운데도 이렇게 캠핑을 즐기다니..
동생말에 의하면 진정한 캠핑 매니아는...비오는날...추운날만 골라서 다닌단다..;;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난 귀찮아서 못할것 같은데...;;




등산에 미쳤었던 친구는 그런다...진정한 캠핑은 눈 오는날 하는 거라고..
침낭안에 들어가 내리는 눈...그 소리를 들으면 환장을 한다고 표현을 했다...그 맛에 미쳐서 눈 오는날만 다니는 사람도 있다고 말이다...



난 그런건 잘 모르겠다...눈이란것도 내릴때...사람들의 발자욱이 찍히지 않은 깨끗한 그 상태가 좋을 뿐이고..
추우면 나가기 싫으니...ㅎㅎ




아직 한겨울이 아닌지라....덜 춥기도 했지만....가끔 이렇게 캠핑을 하면...좋겠단 생각은 해본다..



마음이 비워지는 느낌이랄까...
마음속...나도 모를 뭔가를 죄다 꺼내 저 물에 탈탈거리며 씻은 느낌이다...



역마살이 심한 나..
체력만 되면 떠돌아 다니는게 맞는 사람인데...
것두 몸에 맞춰 살아야 하는거니까...지금은 방콕해서 이렇게 살고 있긴 하다...




그래서 가끔 밖엘 나오면...어딜 가나....상관없이 자유로운 영혼을 느낀다..
따로 단풍 놀이를 가지 않아도....가로수에서 계절을 느끼고....
목적지까지 가는 차 안에서...음악을 들으며 여행 가는 기분을 느끼곤 한다..




놀러갈 목적이 아니라도..
가는 길....가는 동안...여행의 기쁨을 느낀다는것 또한...여유니까...



올 가을은...이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캠핑이란것도 해보고....
회사 워크샵 이후 아주 오랜만에 외박이란것도 해보고....난 신데렐란데 말이다...ㅎㅎ;;

남들 캠핑하는걸 글로만 보다가...실제로 해보니...요거 중독되면 매주 짐싸서 나와야 겠단 생각도 들었다.
한자리 앉아서 먹다가 볼일 다보지만....여유롭게 먼산 넋 놓고 바라 볼수도 있고...처음 본 사람이랑 술한잔 기울일수도 있고...책장을 여유롭게 넘길수도 있으며....하지 못했던 말을 잔잔하게 할수도 있는...
캠핑의 매력은 정말 대단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