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장에서 불합격 할거라고 큰소리 친 학원원장, 왜?

제가 제과기능사와 제빵기능사 자격증을 딴지가 십몇년이 되었네요 ;;
자격증 따기 위해서 공부를 했지만, 잘 못 만듭니다. ㅜㅜ
빵을 좋아 하지도 않구요 ;;

독학으로 이론공부를 2-3달 정도 하고, 합격자 발표가 나자마자 알아뒀던 학원에 속성반으로 등록
을 했죠. 자격증이 하나가 아니라 제과와 제빵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각각 시험을 친답니다.

빵에 대한 아무런 지식없이 속성반에 들어 갔더니 대부분 정규과정을 몇달씩 하신 분들이
시험대비해서 속성반으로 오셨더라구요 ;;
혼자 이론 공부해서 속성반으로 온 사람은 저 말고는 아무도 없었구요;;
같은 팀에서 실기셤 준비하는 남자(동생)는 학원에서 이론공부 했어도 제과는 떨어졌다고
어떻게 집에서 혼자 공부해서 합격 하냐고 너스레를 떨더라구요 ;;

여튼 저는 집에서 왕복 3시간이나 되는 길을 주 5일 왔다 갔다 하면서 공부를 했어요.
차시간 때문에 늘 반죽 칠때나, 끝날 무렵에 가기 일쑤고 ;;;
계량은 제가 직접 해본건 서너번 ;; 빵 성형할때는 반대로 했다가 나중에 바로 잡기도 하고
여튼 좌충우돌, 혼자서 난리 부르스였답니다.

5-6명이 한 조를 이뤄서 함께 작업을 했는데, 속성반에서 공부하면 한달만에 자격증
따기는 힘들거라고, 시험에 떨어지면 정규반에서~ 함께 공부해 보아요~ 하는 말도 듣고 ;;

여튼 나름대로는 열심히 실기 연습을 했죠. 집에서 밀가루 반죽해서 성형하는것 까지는
연습이 가능했으니까요

그렇게 한달이 지나고 제빵기능사 시험날, 일찍 가서 기다렸죠. 지금은 어디에서 하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시험칠 당시만 해도 제빵학원에서 시험을 쳤거든요.
제가 다니는 학원이 아니라 좀 떨어진 곳에서 쳤는데(로테이션으로 ), 시험장 앞에서 기다리는데
한 남자가 말을 걸더라구요

남자 - 빵 얼마나 배웠어요?

나 -속성반으로 한달 배우고 시험 치러 왔어요 ;

남자- 겨우 한달요? 빵에 빵자도 모르면서 시험을 치러 왔다는 거에요?(눈썹 치켜 올리며)
얼마나 우습게 보이면 한달만에 시험치러 와요? 100% 장담 하건데 떨어졌다!

나 - ㅡㅡ; 저...누구신데요???? (  감독관쯤 되는줄 알았다 )

남자- 나 이 학원 원장이요. 빵은 말이야. 최소 몇달은 배워야 알지,양심도 없이
한달만에 시험치러 오고 말이야. 합격 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앞에 팀 끝나면 바로 시험 치러 들어 가는 사람을 놓고, 찬물을 끼얹어도 이것보단 낫겠단
생각이 드는거에요..그렇다고 싸울수도 없는 노릇이고...좀 어이가 없었죠.
물론 그 마음은 이해가 조금 되긴 했어요. 겨우 한달 시험 준비하고 합격 하겠다는게
몇십년 학원을 운영하신 그분 눈에는 가소롭기도 하고, 우습게 보이기도 했겠죠.;;
그치만, 같은 뜻이라도 말투나 억양을 달리하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구요;;
장을 지진다는 마지막 말에 완전 혈압 오르더라구요..

그분 눈에는 겨우 한달이었겠지만, 학원비도 정규과정보다는 비쌌고, 돌도 안된 애기 맡겨 놓고
하루종일 빵만들고 과자 만든다고 학원에서 고생을 했을 뿐만 아니라, 왕복 3시간이 넘는 거리를
왔다 갔다 하는라 (제가 멀미가 심해요..대중 교통 이용했던 시절이었거든요 ) 살이 몇킬로씩 빠지
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더~  나름대로 열심히 했어요 ;;

겨우 한달이지만, 제게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란 생각이 강했답니다. 그리고 실기라는건, 절대평가
가 아닌 상대 평가잖아요. 다른 사람보다 제가 잘하면 높은 점수를 받는 거거든요.
그런데가 단순히 빵만 잘 만들면 되는게 아니라 위생점수나 그외 모든 걸 보기 때문에
시험 칠때도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잘하는척~ 능숙한척~ 감독님들 안 보실때, 옆사람 하는거
슬쩍슬쩍 보기도 하고~ 여튼 시험 잘 쳤답니다. ^^

그분의 장담과는 다르게 행운의 여신은 제편이었답니다~
운이 좋았던 저는 제과기능사, 제빵 기능사 두번의 실기시험을 한번에 떡~ 하니 붙었죠.
만약 제가 합격발표가 난 후에 그 분을 찾아 갔다면 그분은 뭐라고 말했을까요? ^^;;
손에 장은 지졌을까요? ^^;;
(운전면허도 장농면허가 있듯~ 제 자격증 역시 장농 자격증이지만, 없는것 보다는 있는게 나중을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