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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농사/귀농에피소드

그 여자의 특별한 네일아트

어린시절, 몇 시간에 한 대씩 차가 다니던 시골

난 그곳에서 자랐다.

버스에서 내려 굽이굽이 비포장 도로를 걸어 가면 초가집에 스레트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밤이면 대문을 굳이 잠그지 않아도 될 그런 촌 집들...그리고 정..

 

어릴때는 그토록 싫었던 집들이

지금은 그런 집들이 보기 힘들어서일까...

새삼스레 그리워도 너무 그립다.

 

언젠가부터

세파에 찌들려...

나름 마인트콘트롤을 너무나도 잘 하며 살던 내가..한계라는걸 느끼게 되었다.

살면서 아주 중요한 걸 빠트리고 사는 사람처럼 가슴 한켠이 허전했다.

그리고...내 몸의 신호들에게 귀를 귀울이며

약초를 캐서 먹어야 겠구나...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지인과 함께 약초를 캐고

차를 만들고

밭일을 하고

그렇게 나는...

자연이라는 친구곁으로 다가갔고

그 친구는 나에게...그동안 잊고 지냈던 많은 시간들을 기억속 서랍속에서 꺼내주었다.

 

어느 햇살 따듯한 날...

힘들어 하는 친구를 데리고 기분전환 시켜 주기 위해서

사랑하는 친구 자연을 소개 시켜주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자연...

그 속으로 친구도 빠져들었다.

 

깊은 산속...암환자들도 요양을 하러 온다는 곳에서

우린 쑥도 캐고 냉이도 캤다.

 

 

 

도시에선 보기 힘든 도마뱀 구경도 하고

도마뱀은 만지면 꼬리를 스스로 자르고 도망가는데...친구가 한번 만져보라고 자극한다.

하지만...

난 차마 만질수가 없었다.

아무리 쉽게 자신의 꼬리를 버리고 도망간다지만... 얼마나 아플까 하는 생각에..

 

어린시절 봄을 알려주던 버들강아지를 보며..

얼어붙은 계곡 사이로 졸졸 흐르던 냇물이 기억속을 스쳐 지나가기도 하고...

먼 산 바라보며 차 한잔을 마시니...마치 신선이라도 된양 마음은 평온하기 그지 없다.

 

쑥을 캐기 위해 갔지만..냉이가 보여서 캐다보니..

내 손은 흙투성이가 되어 버렸다.

 

어찌 여자의 손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진 찍어 카스와 카페에 올리니..모두들 경악을 금치 못한다.

누구는 500원을 던져 주고 싶다고 말을 하고

누구는 5만원짜리 10장을 던져 준다고 그러고

또 누구는 원시인포스라며 웃기도 하고...^^

 

결론은 버킹검! 이 아니라...

여자의 손은 자고로 곱디 고으며 이뻐야 하거늘...

흙투성이가 된 손을 씻어도 즙에 물든 손과 손톱을 보며..

아~ 이래서 여자들이 네일아트를 하는구나...

필요성은 느끼지만..

특별한 흙과 즙으로 만들어진 네일아트....자연그대로의 네일아트..

멋지구나....혼자서 싱긋이 웃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