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년 이전/일상사

명품백 때문에 망신당한 아내를 위한 남편의 선택

 

 

감칠맛 나게 뿌려주는 비를 뒤로 하고 먼길을 달렸다.

인적 드문 도로, 사이드로 우거진 숲이며 강이 우리에게 손짓을 해댄다.

 

차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가을 어느날 느꼈던 그 내음이다.

여름에 느껴지는 가을내음이라...

 

함께 동행한 A는 딸바보다.

유치원생인 딸아이가 전화를 하면 얼마나 애교스럽게 전화를 받아 주는지 모른다.

누가 저 모습을 보고 경상도 남자라고 말하겠는가!

억양만 경상도일뿐, 사근사근 나긋나긋~^^

 

딸아이 얘기를 늘어 놓던 A의 수다는 아내로 이어졌다.

내성적이지만 영업이 맞다는둥~ 어쩌고 저쩌고 얘기를 하더니

며칠전,

A는 총각때부터 계하던 모임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와이프는 그곳에 적응을 하지 못한다고 말을 하는게다.

그래서 이제는 아내를 위해서 쓸데없는 모임은 정리를 해야 겠다면서 적응 하지 못한 그곳의 이야기를 해줬다.

 

A친구들끼리는 다들 사이가 좋단다.

그래서 결혼 후에도 부부 동반으로 모임을 가졌는데, 처음엔 덜 했지만 가면갈수록 아내가 모임에 가는걸 힘들어 했다고 한다. 이유는 이러하다.

 

A의 친구들은 직업이 다양한데 수입이 보통 5-700만원 사이쯤 된단다.

그런데 A친구들의 아내는 대부분 전업 주부인데, 남편이 벌어주는 월급도 모자라서 매달 몇백만원씩 현금서비스를 받아서

생활을 한단다.

 

그리고 모였다 하면 아내들의 화두는 정해져 있다.

명품가방, 성형수술, 다이어트( 얼마주고 산 다이어트차, 약의 효과? ) 고급 화장품 이야기들.

한두번은 들어 줄만 한데 그런류 이야기에 관심이 없었던 A의 아내는 대화에 끼지도 못하고 미칠지경이었다고 한다.

 

아내 이야기를 듣고보니, 갑자기 아내가 가여운 생각도 들기도 하지만 형편상 명품백을 사주진 못하겠고

그나마 알아주는 빈X에 가서 몇십만원짜리 가방을 하나 사줬다고 한다.

( 아내가 적응 하고 못하고는 둘째치고, 남편이란 사람들은 아내가 기 죽을까봐 그런 마음 있지 않은가..)

 

그 다음에 계모임에 갔는데 A아내의 가방을 본 여자들이 싸구려 가방이라고 엄청 무안을 줬다고 한다.

그후부터는 안그래도 정이 뚝뚝 떨어져 가기 싫었던 곳인데, 만정이 다 떨어져서 모임 가는걸 꺼려 했다고 한다.

 

A가 물었다.

" 여자들은 왜 모이기만 하면 명품백 얘기를 하는거에요? 우리 와이프는 관심도 없지만 맨날 같은 레파토리에 돌아버릴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사람들이 어떻게 면전에서 명품백 아니라고 그렇게 구박을 해요? 진짜 기가 막혀서...."

 

어이 없어 하는 A에게 한마디 해줬다.

" 명품백요? 여자라면 다들 좋아서 환장하죠. 그런데요...일반인들이 들고 다니는 명품백...그런거 진짜 부자들은 들고 다니지 않죠..한정판 들고 다니지...^^... 만나서 맨날 운동안하고 쉽게 돈 주고 빼는 다이어트, 고급 화장품, 명품백으로 사람 평가 하는 사람치고 괜찮은 사람을 못본것 같은데요~ 머리가 비고, 마음이 비었는데, 명품백 들고 다녀본들~ 명품인으로 보이겠어요? ㅎ 그런 사람들은 일찌감치 정리 하는게 낫죠...겉모습으로 사람을 평가 하는 사람치고 괜찮은 사람을 본적이 없어요...^^"

 

A가 말했다. 친구들이 속되게 말해서 새가빠지게 일해서 번 돈, 흔적도 없고, 것두 모자라 현금서비스 받아서 돈 쓰는 재미로 사는 제수씨들을 보면 친구들이 불쌍해 보이기도 한다고...

친구들은 안그런데 제수씨들은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

 

그래서 A는 중대 결심을 했다.

아내를 위해서 불필요한 모임은 정리 하겠다고 말이다.

시간 때우기 위해 먹고 마시는 모임, 그런데다 모였다 하면 명품백으로 서로의 기를 죽이는 제수씨들 틈에서 아내가 스트레스 받는걸 더이상 보기 싫다고...

 

몇달전 보게 된 뉴스...

명품백 로고를 가린 후 일반인들에게 평을 내리게 했더니 하나같이 촌스럽다고 난리...

그런데, 명품백 로고를 그대로 드러낸후 보여주니 칭찬 일색~ 감탄 일색~

^^

우린 지금 그런 사회에 살고 있다.

 

명품백.......

내나이가 몇인데....난 아직도 명품백 하나 없다.

아니...솔직히 사고 싶단 생각이 든 적이 없다.

난 아직도 편안하게 들고 다니는 백이 좋다.

아무곳에나 던져둬도 맘 편한 그런 백 말이다.

 

비가 오면 옷속에 젖을까봐 상전 모시듯 모시는 그런 명품백 말고

비가 오면 머리나 옷이 젖을까봐 망설임 없이 머리위로 올릴 수 있는 그런 가방 말이다...난 그런 가방이 좋다. ^^

물론, 저렴해도 마음에 들면 머리위로 잘 올리진 않지만 말이다 ^^

 

비싼 명품백 들고 가는데 전체적 스타일이 저렴해 보인다면 명품백은 가치가 있는 것일까?

만원짜리 가방을 들고 갈 뿐인데, 웬지 스타일리쉬하고 있어 보이면 그 백의 가치는 얼마가 되는 것일까? ㅎㅎ

 

명품백 없다고 사람 무시 하지 말고, 마음의 양식 부터 조큼....쌓아 가는거....어려울까? ^^

 

 

 

 

 

 

 

 

 

'2022년 이전 > 일상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꽈배기 먹은 사람  (0) 2012.06.22
갖고 싶은 카메라  (17) 2012.06.22
흐린날 요리자봉  (8) 2012.06.20
건망증 심한 엄마를 향한 빵터진 아들의 한마디  (45) 2012.06.18
자봉  (4) 2012.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