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년 이전/일상사

"넘 감동적이야"란 아들말에 빵! 터진 이유


지난주에 태권도장에서 돌아오는 아들이 투덜거리면서 다리를 절뚝거리며 들어 오는 거에요.
갑자기 왜 다리를 절뚝 거리냐고 물어 보니..

같은 학년에 장애를 조금 가진 애가 있대요.
평소에도 그 아이에 대해 불만이 많은지 좀 투덜거리거든요.
심각한 장애를 가진건 아닌것 같고, 가벼운 장애를 가진 아이 같아요.
혹시나 울애가 말로 그애한테 상처를 줄까봐...어지간하면 참고, 그애 한테 막말 하지 말라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절둑 거리게 된 날...
도장에서 태권무를 하는데, 그 애가 사범님들이 올라가는 단상?에 올라가서 장난 치다가 뛰어 내렸는데
울아들 발가락을 세게 밟게 된나봐요 ;;

그렇게 높지는 않은것 같더라구요...그래서 얼음 찜질을 했는데요...많이 부었거든요..





첫날보다는 부기가 많이 가라 앉았는데,,...새끼 발가락이 좀 구부러 진것 같더라구요..다음날 확인하니까..
어지간 하면..병원엘 가지 않는데...신랑도 애 발이 금 간것 같다고 ..병원에 가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사진을 찍어 보니까...많이 차이가 나긴 나더라구요..;;

병원가서 X레이 찍어 보니까....아니나다를까...뼈에 금이 갔더라구요...
눈으로 보는 발가락보단 좀 심각하다고 말이죠..
그렇다고..뼈에 금이 가면 어떻게 할 방법은 없다고 하더라구요...그냥 깁스 ;;;

애들 키우면서 깁스는 첨 해봤어요 ;;;
역시 여자애랑은 다르네요 ㅡㅡ;




깁스 하고 집엘 왔죠...어찌나 쫑알쫑알거리는지...시끄러워서 ㅡㅡ;
" 안 아픈데 깁스 해야 해요? " ㅎㅎ;;

병원에서 계속 쫑알대더니....집에 와선 하는 말이..
"음....깁스.....넘 감동적이야!" 이러는 거에요 ㅡㅡ;
옆에 있던 누나는 저것이 맛이 갔군..깁스해가지고 무슨 감동! 역시 돌연변이야! 그러구 ^^;;
전 깁스 한게 뭐가 감동적이냐고 물었어요...

" 학교가면요....친구가 깁스하면 친구들이 부축을 해주거든요. 울 친구들이 착해요. 아마 제가 내일 이렇게 해서
학교에 가면, 틀림없이 우리 친구들이 부축을 해줄거야..아..감동적이야..그리고 제가 깁스 첨 해보잖아요..이거 꼭 한번
해보고 싶었거든요...."
ㅡㅡ;
종종 요상스런 말을 해서 빵~ 터지게는 하지만...이 말 들으니까...비정상이닷....하는 생각도 들고 웃기더라구요..
누나랑 저랑 아들녀석 말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다음날...학교 다녀온 아들녀석한테 물었어요.

" 친구들이 부축해 주디???"

" 아니요...."

" 착한 친구들이라서 부축해 준다면서?"

" 제가 부축해 달라면 해주는데요...부축해 달란 말 안했어요?"

" 왜?"

" 혼자 걸을수 있겠더라구요...대신에요...친구랑 손 꼭 잡고 친구집에 가서 라면도 먹고, 과자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놀다가 왔어요 "

ㅎㅎㅎ

깁스해서 감동적이란 말...꼭 한번 깁스 해보고 싶단 아들녀석....아직 어리긴 어립니다...별게 다 부러운걸 보면 말이죠 ;;
아들 깁스 한 덕에??? 제가 일일이 씻겨 줘야 하니....전....참...귀찮다는 생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