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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농사/귀농에피소드

맛있는 김장육수 만들어 유기농 김장김치 담그기

맛있는 김장육수 만들어 유기농 김장김치 담그기

지난 토요일밤에 농장엘 갔어요.

마을 어르신이 몸이 좋지 않다고 해서 잠시 들렀다가 농장가서 구들에 불을 지폈죠

날이 추워서인지 방이 늦게 데워지는 바람에, 초기에는 좀 떨면서 잠을 청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방이 뜨끈하니 좋더이다.

 

보기만해도 이쁜 겨울 배추꽃..

만져보니...서리가 녹으면 뽑아야 할것 같더라구요

올해 처음으로 이렇게 많은 배추를 심어봤는데요

그나마 큰 배추는 모두 팔고, 작은배추만 저희가 김치 담기로 했는데

70포기 정도 사가신 손님께서 혼자서 김치를 빨리 담그려고 하다보니....배추를 너무 짜게 절이셨대요

그래서 금방 담가 드실려구 배추를 다시 주문하셨는데...다 팔고 없어서...^^

 

 

친구랑 둘이서 열심히 배추를 반 가르고 소금물에 절이기 시작했어요.

농장에 물통으로 사용하는 고무대야까지 등장했구요...

낮 12시경부터 수확해서 이동시키고, 손질하고, 소금에 절이고....

숨죽는 시간이 필요해서 그 후론 또다른 작업으로 돌입 ^^

 

 

 

김장육수 만들기

김장에서 제일 중요한건 바로 육수랍니다.

첨에 김치를 담글때는 몰라서, 그냥 담그곤 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요령도 생기고, 지혜도 생겨서

이제 김치 담글때는 육수를 꼭 끓여 담그는데, 육수만 잘내서 사용해도 김치는 익을수록 정말

맛있다는거죠 ^^

 

김장육수 재료

-황태머리, 멸치, 양파껍질, 마늘껍질, 파뿌리, 땡초나 고추씨앗, 다시마

 

평소에 김치 담글때는 황태머리를 사용하지 않지만 김장이라서 특별히 황태머리를 사왔답니다.

스텐레스 들통에 물을 한가득 붓고, 재료들을 넣고 한두시간 푹 끓여 줬어요.

김장육수재료의 양은 국물이 진하게 우려나올 정도로 넣었어요.

멸치 두세줌정도, 황태머리 600그램, 나머지는 적당량.

 

 

육수를 낼동안 김장김치 양념도 만들었죠.

저는 원래 대충 하는 스타일인데, 이번에는 김장김치를 많이 담그다보니 대충하기보다는

김장김치 양념비율이 정확하게 맞아야 실패가 없을것 같아서

정확하진 않지만, 어느정도는 양념비율에 맞춰서 만들었는데요

 

김장김치양념에서 제일중요한건 고춧가루와 액젓, 그리고 단맛을 내는 배등이 아닐까 싶은데요

 

김장김치 양념비율

배추 60포기 기준 양념

고춧가루 74컵(종이컵), 생홍고추 세줌, 새우젓 2K, 멸치액젓 9컵전후

무 3개, 배 6개, 양파 6개- 믹서기에 갈기, 매실약간

찹쌀풀 - 종이컵 1/3컵

육수 - 기본 8리터에서 양념 묽기조절용으로 늘이거나 줄임

홍갓,청갓,쪽파 적당량

마늘 15컵,생강 20T, 천일염 약간

 

올해는 김치를 조금 짜게 담글 생각이었어요

왜냐면... 제작년에 김치를 맛있게 담가서 먹는데, 좀 싱겁게 했거든요.

싱거우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빨리 시어지고, 맛이 없어지더라구요

그래서 올해는 우리가 키운 유기농 배추로 김치를 많이 담가서 내년에 묵은지김치까지

해먹을 요량으로, 오래 보관해야 해서...좀 짜게 간을 맞췄어요.

 

 

몇포기인지도 모르겠고, 늦은밤 배추가 다 절여져서 씻기 시작했는데..

와....정말 힘들더라구요..

사진 찍을 힘도 없고, 겨우겨우 몇시간을 씻으니..완전 넉다운..

 

백포기가 넘는 배추를 둘이서 밤새 치댔답니다... ㅎㅎ

포기가 작은데다 알도 적게 베인것만 있어서. 배추가 푸른잎이 많은데요..

양념해서 김치를 맛보니...제 입에는 맛있더라구요..

친구에게 먹여주니...친구는 그냥....음...이런 반응이었구요..

김치를 버무리다가보니 출출해져서 밥을 한주걱 퍼와서 김장김치랑 밥을 먹었는데요..

밥이랑 같이 먹으니 너무나 맛있는거에요 ^^

 

친구도 밥이랑 김치를 같이 먹으니까 맛있다고...감탄을 ㅋㅋ

 

 

어떤맛이냐면...어릴때 집안어르신이 해주시던 그런 김장의 맛이라고나 할까..

 

3년간 유기농으로 자가소비용 농사를 지으시던 어떤 손님께서..저희 배추랑, 동치미무를 맛보시고는

진짜라면서...

벌레가 먹어도 좋고, 작아도 좋다면서 그러셨는데..

이번에 배추를 좀 많이? 심어서 김치를 담아보니...새삼....그 말씀이 이해가 되더라구요

그동안 항상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유기농 절임배추를 사먹기도 했고,

담근 김치를 사먹기도 했는데....역시....직접 키운 유기농 배추보단 못하더라구요...^^

 

벌레먹은 구멍이 슝슝, 크기는 작아도,,정말 맛이 좋대요...ㅎ

요즘은 푸른배추잎은 떼고 노란 배추로 김치를 많이들 담그시잖아요

근데, 배추는 푸른잎에 영양분이 더 많다고 해요.

그래서 저두....영 이상한 푸른잎은 삶아서 우거지로 먹을려구 널어놨구요

김치는 푸른잎이 많아도 저렇게 해 놨답니다.

올해 새로 산 김장매트를 깨끗하게 씻어서 편 다음...

김장매트 위에서 맘껏 김장 김치 양념을 바르고...새벽 4시가 다 되어서 김장은 마무리가

되었답니다.

농장에 김치냉장고를 가득 채우고도 두봉지가 농장 바깥에 있고

한통은 저희집, 한통은 친구가 가져 갔어요.

그리고 남은 절임배추는 양념이 모자라서 백김치를 할려고 집으로 들고 왔는데...

짐이 많아서..친구 차안에 놔뒀어요..

자랑질 하는 친구가, 가게 오는 손님들에게 김장 담근 자랑을 하면서 김치를 맛보였더니

점심 먹는 단골 가게에서 일하는 이모님이 너무 맛있다면서 칭찬하시길래

절인배추 남았다고 하니까 사가신다고 ㅎㅎ

그리고 동치미무도 마저 수확해서 좀 있었거든요...올해는 무즙 내려서 몸을 해독시킬려고

많이 남겨놨는데...드셔 보시곤 맛있다고 사가셨어요.

일반무는 들큰한게 제맛이고, 동치미무는 매워야 겨울내내 두고 드실때 맛이 있거든요

여튼...친구 가게...윗층 사장님도 김치 드셔 보시더니 맛있다고

두분이서 절임배추를 반반 나눠 가져 가셨다고 합니다 ^^

그리고 한통 들고간 김장김치는 다섯사람에게 모두 뺏겼다는...후문이...ㅎㅎ

 

올해는 김장김치가 성공한것 같은데요..

김장김치 성공이유는

첫번째, 유기농으로 키운 배추와 동치미무가 맛있어서

둘째는 유기농으로 키운 고춧가루의 깔끔함

셋째는 유기농으로 키운 마늘과 양파, 홍갓, 청갓, 쪽파

넷째는 올봄에 산 멸치액젓이 숙성이 잘되어 들큰함으로 인해

내년 5월까지는 기본적으로 김장김치로 버텨야 해서...많이 담갔구요

추위가 어느정도 물러가면...봄배추 파종해서 맛있는 갓 담은 배추김치도 먹어야 겠죠.

 

주변 농가 어르신들은 농약을 쳐도 괜찮다고, 별차이 없다고 하시지만

저희처럼 화학농약, 비료, 제초제, 살충제, 비대제를 뿌리지 않고 키우면

조직이 단단하고, 맛과 향이 살아 있어서...식감도 맛도 좋기에, 요리를 해 놓으면

진짜 맛있어요..

물론, 벌레 먹은 구멍들이 보기는 싫지만......한번 먹어보면...그 맛을 잊을수가 없는 관계로

건강하게 농사를 지어야죠 ^^

 

두번은 힘들지만...

하루만에 수확해서 절이고, 김장김치 담그기를 마치고.....

 

저는 담이 결려서...이삼일 고생을 했답니다..

그래도 뿌듯함은 어쩔수가 없네요 ^^

조금 귀찮아도 김치를 직접 담가 먹는게 건강에도 좋고, 입맛도 살아나는 비결인것 같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