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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일상사

그녀가 손을 내민 이유는?


어젯밤, 아주 오랜만에 가족 외식을 했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상황.....결혼기념일이였기 때문이다 ^^
결혼한지 10년도 훨씬 넘어서 이젠 몇주년인지 생각도 나질 않는다.
성격상 이런 기념일을 신랑이 기억만 하고 있다면, 외식을 하든, 선물을 주든
말 한마디로 끝내든 별루 개의치 않는 편이다.

물질적인것보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사는지라 ;;;
대신 기억 못하면 절단낼겨! 뭐 그런 ㅎㅎㅎ

그래서 해가 바뀌면, 랑이가 젤 먼저 하는일이 폰에 내 생일이랑 결혼기념일
저장 시키는것......후한이 두려워서 ^^
내 또래 친구들만 해도...생일, 기념일을 남편이 종종 잊어버러서 건너띄고,싸운적이 많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바쁜데... 그냥 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텐데..무작정...두고보자..뭐 그러고 있는것보다
언제가 내 생일이다...언제가 기념일이다...이렇게 세뇌 시키면서 사는것도 괜찮을텐데..
싸우는것보다는...
그래서
난 신랑이 기억해 주기를 바라고 앉아 있기 보다는, 언제부터인가 세뇌를 시키고 있었다.
달력에 동그라미~ 커다랗게 쳐놓고선~ 내 생일이닷! 내 생일 다가온닷! ㅋㅋㅋ;;
마누라의 탄신일이닷! 얘들아!!!! 엄마 생일이 다가온다~ 선물 준비하도록! 움하하하 ;;;
애들도 그렇고 랑이도 그렇고,  안 챙기면 다 죽었쓰! ;;;;; 뭐 그런 깡패에 가까운 ^^;;



며칠전 가츠님이 아웃백 상품권을 보내 주셨다.
가츠님 이벤트에 당첨된 것이다. ^^

책과 함께 왔는데, 책소개는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하고 ㅎㅎ(가츠님 감사해요 ^^)

랑이랑 아이들에게 " 결혼기념일엔 내가 쏜다!!!!" 큰소리 뻥뻥 치고선 아웃백으로 갔다.




                                           
빕스는 종종 갔었는데, 아웃백은 처음이었다.
빕스가 가족끼리 식사하기 좋은 곳이라면, 아웃백은 연인들끼리 분위기 잡기 좋은 곳이었다.   어두컴컴한거이~게슴츠레~ 상대를 바라볼수 있는 그런 곳 ^^*


묵고 싶은거 다 시켜버려! ㅎㅎㅎ;;
(어두컴컴한 곳에서 찍어서 그런지 맛이 없어 보인다 ㅜㅜ)




4명이서 각자 먹고 싶은거 시키고, 음식 나오자 마자 우린 걸신 들린것 처럼 마구마구마구~
먹기 시작했다.
우리가 앉기도 전에 식사 하던 사람들은 우리가 다~~~ 먹고 난 뒤에도 여전히 먹고 있을 정도로 우리의 속도는 지지않아!  오호~ 놀라워라~ 빛의 속도로 먹어 치웠다.
누가 뺏어 먹나???? ;;;;;

" 엄마! 넘 맛있어요! ㅎㅎ"

" 공짜라서 구랴~오호호~^^;;"

디저트로 녹차를 한잔 마셨다.
천천히 우려내서 고상한척~  마시는데 왼쪽 50도 각도의 연인으로 보이는 커플의 행동이 눈에 띄었다.
여자가 식사 하다 말구 갑자기 오른손을 내밀더니, 뽀뽀하라고 하는거다.
남자는 조금 머뭇거리는듯 하더니 이내 여자 손등에 뽀뽀를 하고 ;;;
뭐하는 시츄에이션!????
느낌상 남자가 뭔 죄를? 지은듯한 분위기라서 예의주시하고 있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여자는 이 정도에서 마무리 해주겠노라는 말을 하는것이다..
남자는 고개만 끄덕이고...
뭔 잘못을 지었대???? 궁금해도 물어볼수도 없고 ㅎㅎㅎ


                            사진출처- 황칠네



OK~~~~

그냥 넘어 갈수 있나?
장난기 발동! ㅋㅋㅋ
씨~~~~~~~익 웃으면서 랑이한테 손을 내밀었다.
차마시던 랑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쳐다본다.우짜라꼬?????ㅎㅎ

" 죠~~~~~기 저 남자는 앤 손에 뽀뽀도 해주는뎅~ㅎㅎ"

" 으이그 ~ 알따! 그거 못해주겄나! "   쪽!

" 오호호호~ ....참....이넘의 인기는 식을줄을 모르네~
나이가 들수록 인기가 더해가공! ^^
얘들아~ 아빠가 엄마를 넘 사랑하는것 같애! 손등에도 뽀뽀하고 그러넹~"

열심히 디저트 먹던 딸람
" 엄마가 협박한거 아니구요???"

" 앵? 뭔소리여? 협박이라니? 엄마가 손등 내미니까 아빠가 뽀뽀를 해주고 그러잖여~
아흑~엄마가 얼마나 이쁘면 손에도 뽀뽀를 해주겠냐? ㅎㅎ"

" 으이구....병이다..병....ㅎㅎ"

그렇돠~ 나의 병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져서 이젠 불치병이 되어 버렸돠~! ^^;;
반품, A/S 절대로 안된다고 했기 때문에~ 맘에 들지 않더라도 어쩔수 없이 데불고 살아줘야 한돠!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ㅎㅎ;;



살다보면 사랑한다는 그런 식상한 말보다 장난기로 손등 내밀고, 이리저리 말 돌려서 애정을 확인 하고 싶어지고 뭐 그럴때 있다.
사랑의 느낌보다는 서로 편안함속의 정을 느끼고 싶어 한다고 해야할까?

부부로 살면서 불타는 사랑의 마음을 가슴에 안고 살기엔 마음이 넘 곤하다.
연애시절 불타던 사랑도...살다보면 익숙해지고, 편안해져서...
내가 그이 같고, 그이가 나같은.... 그런 사이가 돼 버린다.

서로의 모난 부분에 찔려 아파하고, 하루가 멀다하고 기 싸움하던 신혼때와는 다르게
살다보면...함께 많은 시간을 살아 가다 보면...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친구 같고...연인같고...오빠같고..아빠같고....남편같고....

어젯밤, 한 연인의 모습을 보고  장난기가  발동해  손을 내밀었지만
웃으면서 손등에 뽀뽀해주는 랑이를 보면서...
이런게 사는 재미고...부부의 사랑....정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보다 살아가야 할 세월이 더 많지만
지금처럼만 살면 좋을것 같다...더도 덜도 말고...꼭 지금처럼만...이렇게...


가츠님 책이 나왔어요
많이 사랑해 주세요~^^


악랄가츠의 군대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