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돌아온 아들
이상하게 그날 따라 알림장을 확인하고
싶어 졌다.
알림장을 보니, 받아쓰기 틀린거 몇번쓰기
그래서~
받아쓰기 몇점 받았냐고 물어보니
너무나도 당당하게
" 20점요! "
OTL
"몇 점?"
" 20점요~ㅎㅎ"
" 야! 20점이 뭐냐? 20점이~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절반은 맞아야 될거 아냐?"
" 그래두요~전 잘한거에요~ xx는요... 빵점이에요 "
ㅋㅋㅋ
어휴...뒷골 땡겨 ^^;
" 아들! 니 누나는 예전에~ 보노보노(만화) 본다고 새벽까지 잠 안자고
학교가서 받아쓰기 했는데두~ 너보단 잘했다. 30점" ㅋㅋㅋ
울딸 그 때 받아쓰기 글씨체를 보니...지렁이가 기어가는 ㅡㅡ;
정말 자면서 쓴게 확실한...그래서 야단도 안쳤었던 기억이 난다. ^^;;
그래서, 지금도 가끔 그걸로 놀려 먹는다. 약점 잡혔어~ㅋㅋ
" 그래도 누나는 30점을 받았는데~ 넌 어떻게 맨정신으로 20점을 받을수가 있냐?"
" 그래도 빵점 보단 잘했잖아요~ㅎㅎ"
뒤통수 한대~팍~ㅋㅋㅋ
" 야~ 이놈아, 양심이 있어야지. 엄마가 항상 중간은 가야 한다고 했잖아~
백점 안 받아도 되니까. 중간은 좀 가자 "
" 네...."
" 가서 틀린거 숙제나 해라~ 이놈아! "
버럭~거리는 시늉 ㅋㅋㅋ
다음날,
꾸중 들었다고 혼자서 열심히 하더니~ 결과가 좋았다.
노트에~'연습한 보람이 이써써~ 예쑤' 라고 쓴 글~
웃어야지 ㅋㅋ
사실은 내가 그렇게 키워 놓고선 괜히 화내는 척 한거다.
2년전, 어느날....
유치원 가던 아들..갑자기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린다.
왜그러냐고 물으니..엄마가 보고 싶어서 유치원 가기 싫단다. ㅡㅡ;
알고 보니, 그게 아니고~ 유치원에서 수학공부를 하는데
다른 애들보다 잘해서~ 샘이 레벨을 조금 높게 해서 했더니, 어려웠나보다.
다른 애들보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최고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아이라, 어려우니까 존심도 상하고...가기 싫었던...
아침마다 그렇게 우는데...정말 미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때부터 세뇌 교육 들어갔다.
" 아들! 빵점 받아도 된다. 1등 안해 돼. 1등~ 그런거 아무 소용없다.
1등 했는데, 버릇도 없고, 성질 더럽고~ 친구도 없고~ 그런것보다는
공부 좀 못해도, 재밌고, 유쾌하게~ 즐겁게 살면 그게 더 행복하고
좋은거야~
니가 만약 1등을 해도, 우리나라에서 1등이겠니? 아니잖아?
최고가 아니면, 대충 즐기면서 사는것도 괜찮아~"
1년 동안 1등 안해도 된다고~꼴찌 해도 된다고~ 세뇌교육을 시켰더니~
2년 후~ 그 결과가 나왔다~
2년전과는 너무나도 다른 당당함 ㅋㅋㅋ
나...받아쓰기 100점에 목숨거는 엄마 아니다.
애들은 붙잡고 공부 시키는 만큼 점수 나오게 되어 있는걸 잘 안다.
아직은 놀때라~대충 하고~중간만 가라고 한다.
얘들이 커서 공부하고 싶을때, 중간정도는 유지하고 있어야
치고 올라갈때 좌절이 적을테니까....
어떤 엄마는 " 받아쓰기 그거 틀릴게 뭐가 있다고 틀려요?"
그런다. ㅡㅡ;
너무 쉽게 본다....자기도 학교 다닐때
받아쓰기 100점 못 받아 놓고선 ㅋㅋ
울아들....점수~100점, 20점이 중요한게 아니고,
늘 질질 짜던 놈이 20점에도 기죽지 않고, 당당해 졌단게 대견스러워서...
요즘도 시험을 치면, 중간고사등등
몇점이냐고 물어보면~ 너무나 잘했다는듯 85점요~ 이런다. ㅋㅋ
물론 100점짜리도 있다.
거의 전과목을~100점, 95점 받는 아이들이 수두룩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않아!!~ 자신감!!! 당당함!!! ㅋㅋㅋ
그래~ 그렇게만 자라다오~ 일단은 ~~~ㅋㅋㅋ
'2022년 이전 > 일상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보다 나은 내일 (0) | 2011.12.19 |
---|---|
힘 쓰는게 즐거운 날 (2) | 2011.12.18 |
사는게 아니라...살아지는게다.. (0) | 2011.12.14 |
빈틈 (0) | 2011.12.14 |
딸아이 폰 문자 몰래 들여다 봤더니 (1) | 2011.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