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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 삶의 자세와 지혜

사장님이 바람피는걸 말해 달라는 사모님


첫애 유치원 다닐 무렵, 시간이 괜찮은 직장을 구해 다니게 됐다.
나를 제외한 직원들이 모두 남자라는게 좀 불편했지만, 견딜만 했다 ;;

워낙 눈치가 없는 스타일인지라 이 사람이 이러면...그런갑다...저 사람이 저러면 또 그런갑다...
하면서 몇달을 그렇게 일을 하고 있었다.

작은 사무실이다보니 종종 사모님이 행차 하기도 했고, 일이 없을 때면 사모님이 어디 놀러 가자고 해서 땡땡이를 치기도 했다. 물론 사장님 허락하에 ^^

그런데,
그날도 사모님이 한가한 사무실 분위기를 보더니 놀러 가자는 거였다..
사장님은 흔쾌히 O.K

사모님과 점심을 먹는데, 내 눈치를 살피시던 사모님이 입을 열었다.

" 저기 있잖아...사장님 말인데..."
" 네?"

" 여자 한테 전화 자주 오지?"
" 일 때문에 자주 오기야 하죠.."

사람이 남자 아니면 여잔데 당근 오지 ㅡㅡ;

" 사장님 애인 있는거 알지?"
" 네?....아....음....? 애인 있어요?"

눈치는 이미 긁었지만...어떻게 네...알고 있어요...라고 대답하겠는가? ㅡㅡ;

 



" 내가 자기니까 얘기 할게...입이 무거우니까...
어휴...저 인간이 말이야..예전에 한번 바람을 폈어...그 때 어땠는줄 알아? 며칠을 집에 안 들어 온거야..
첫날 외박할때 내가 엄청 볶았거든...그랬더니 집을 나가더라구...나중엔 사무실도 안 나오고 완전 행불인거야...아이고...이혼할 것도 아니고...어쩌겠니...제발 돌아오기만 해라고 빌고 또 빌었잖니....."

" 아...그런 일이 있었어요? 그렇게 안 보이던데요.."
는 개뿔! 여자만 보면 아래위로 훑으며 눈 돌아 가는 통에 이미 짐작은 하고 있었다.

" 그래서 말인데...늘 바람 필까봐 걱정이거든....혹시 여자한테 전화 오는거 있으면...나한테 꼭 말해줘!"
" 네? ;;"

"내가 오죽하면 자기한테 이런말을 하겠어? 사장님이 조오옴~ 매력적이어야 말이지..여자들이 저 남자만 보면 뻑 가서 미치겠어"

헐....뭐 이런...개 풀...뜯어 먹는 쇼뤼에 귀신 씯나락 까먹는 쇼뤼 ㅡㅡ;
머리에 개기름 줄줄 흐르는 가발에....능글능글한데나 입만 열면 퇴폐적 말에..여자를 발가락 때쯤으로 여기는 남자가 매력적?
역시 제 눈에 안경이었다.....난 트럭으로 갖다주면 트럭만 하고 갖다 버릴텐데ㅜㅜ

" 네....그러도록 할게요..그런데...여자랑 통화하는건 업무적인 것 외엔 지금까지 없었던 걸로 기억해요..그러니까 안심하세요...제가 볼땐 바람 필 스타일 아니신데요.."

요것도 개뿔이닷 ㅡㅡ;...
리리리리리~리리리~ 나는야 거짓말 쟁이! 에헤라디야! ;;

본의 아니게 의부증 증세를 보이는데 그런 스타일.....할수는 없지 않은가...ㅠ
그랬더니 안심하는 사모님...

나뿐 아니라 가끔 이런 경우 있다. 그럴땐 얼씨구나 맞장구 치면서 그 집 남편 욕을 하던가, 아니면 진심으로 뒤를 캐주겠다는 말은 삼가 해야 한다. 잘못하면 칼부림 날수도 있다..

남의 집 가정사..특히 저런일은 알아도 모른척, 모르면 더 모르는척, 그렇게 넘어 가는게 상책이다..
아주 친한 친구의 경우는 조언해 줄수 있지만, 어정쩡한 관계에 조언은 삼가토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