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년 이전/= 삶의 자세와 지혜

내 남편이 아저씨로 느껴질 때


남편은 결혼 전에도, 결혼 후에도 뭔가를 손에 들고 다니는걸 싫어라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내가 아줌마로 바뀌듯 남편도 조금씩 아저씨다워? 짐을 느낀다.
쇼핑을 갈 때도, 집에서도 아저씨 다워지는 남편...^^;;





내 남편이 아저씨로 느껴 때는?

 

# 물건 살 때, 덤상품 유무 확인 할 때

둘다 물건값을 깍는 스타일이 아니다. 남편의 경우는 나보다 더 심한?편인데, 지금도
물건값을 깍지는 않는다. 하지만, 몇년전부터 물건을 살 때는 항상 덤으로 끼워주는
상품에 손이 먼저 가 있음을 느끼고는 스스로도 아저씨 다됐다고 푸념?을 늘어 놓는다.ㅎ
이렇게 변할줄 나도 몰랐다 ^^


# 자신보다 아이를 먼저 생각할 때

어쩌다 눈먼? 돈이 들어 왔을 때, 용돈을 더 줄 때가 있다. 그런 돈을 비자금 조성?하기
보다는 아이를 위해, 나를 위해 뭔가를 사 줄 때...아저씨가 다 됐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그리고 고맙기도 하다 ^^



# 처자식 먹여 살려야 하는 부담감이 보일때(직장에서 꼬리 내리는 일이 많아 질때)

타고난 성격이 아부와는 거리가 멀다. 흑백논리로 일하던 남편이 나이가 들어 갈수록
입에 지퍼를 조금씩 잠그면서 꼬리를 내린다.  짤리면 처자식을 어쩌나 싶어서...
아저씨가 아닌 싱글이라면 맘이 한결 편할텐데.. 아마..혼자 살았으면 아직도 아닌건 아니라고 큰소리 치며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그놈의 처자식이 뭔지...남편은 그 부담감에 꼬리 내리는 일이 많아진다....안쓰럽게...



# 용돈 아껴 쓸 때
폼생 폼사?로 살던 총각때와는 다르게 나이가 들수록, 아이들이 커 갈수록 용돈을 아껴쓰는
모습을 보게 된다. 아줌마인 내가 그렇듯 남편도 이젠 아저씨가 되어 가는구나...



# 배가 조금씩 나올 때
운동을 하면 그나마 현상유지..운동을 하지 않으면 하루가 다르게 배가 나온다.
역시 총각때와 아저씨때와는 다르구나...배만 봐도 아저씨임이 확~ 느껴진다. ^^;;



# 아이들에게 물려줄 재산 생각 할 때
우린 둘다 물려 받은 재산이 없다. 지지리도 가난했던 어른들....그래서인지 나이가 들수록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재산에 대한 욕심이 난다고 신랑은 말한다.. 우리처럼 물려 받은거 없어서 힘겹게 시작해서  남들만큼 살지 못하는 현실에 가끔 기가 죽기도 하는것 같다...신랑은...
너무 없이 시작한 결혼생활....그 힘든 시작을 아이들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남편을 보면서...아...아저씨라서 그런가....그런 생각을 해본다.
총각들은 절대 하지 않을 생각이기에 ^^;;



# 건강이 예전같지 않을 때
난 원래 약골이라 골골하면서 산다. 병원에 갈 일은 별루 없는데, 일상 자체가 힘들다 ;;;
딱히 병명이 나오는게 아니고, 한방병원 가도 병명이 나오는게 아니라 약골이라고 그러신다.
남편은 그래도 건강한 편이었는데, 이제 나이가 드니 여기저기 고장?이 나기 시작한다.
한해 한해가 달라지는 모습을 볼때....맘도 짠하고...
나이들면 돈도 좋지만, 건강이 최고다...



# 흰머리가 부쩍 늘어 갈 때
흰머리는 유전적 영향도 많이 받는다. 그래서 난 많이 걱정이 되지만 ㅡㅡ;
남편도 언젠가 부터 흰머리가 하나둘씩 늘어 나더니~ 이제 제법 ;;;
귀찮아도 염색을 해 줘야 할......아저씨구나...ㅎㅎ;;


# 깊어 지는 주름
같은 30대라도...같은 40대라도 초반과 중반..후반은 확실히 다르다. 한해가 다르게
깊어주는 주름을 보면서....다리미로 다려줄까보다?? ^^;;;



# 마누라한테 잘해 줄 때
신혼 초...아이들이 태어났을 때도 그닥 잘하지 않았던 남편이...나이가 들수록
한해 두해 세월이 흐를 수록 내 생각을 참..많이 해준다. 신경질적인 성격이 조금은
부드러워 지고....집안일도 많이 도와준다.
그런말 있지 않은가~ 젊었을 땐 밖에서 놀고, 아저씨 돼서 늙으며 집에서 논다고 ㅎㅎ;;
( 늙어서 보자! 했더니 더 늙기전에 아부모드로 돌입한 신랑 ㅎ)


# 수다가 늘어 가는 모습
신랑은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였다. 밥묵었나~? 아는(아이는)? 자자! ㅎㅎ;;
집에 와서도 피곤한지 말이 별루 없던 남편이었는데, 언젠가부터는 말이 많아졌다.
나이 들면 기운이 위로 올라온다지? 입만 동동(집에서만)ㅎㅎ;;




# 들고 다니는걸 부끄러워 하지 않고 알뜰살뜰 챙길때
총각때나 신혼때는 손에 뭔가를 들고 다니는걸 엄청 싫어 했던 사람이다.
그런데...나이가 들수록 부끄럼없이 누가 주면 잘도 가져온다. 사무실에 선물이라도
들어오면 낼름~ 알아서 챙겨 온다. 스스로도 말한다..예전 같으면 귀찮아서라도
그냥 냅둘텐데...이젠 살림에 보탬이 된다 싶으니까 들고 다니는것도 부끄럽지 안다고
^^;;

내가 남편을 아저씨로 보는 시각으로 많은 아내들이 남편들을 바라볼 것 같다.
그 반대로 남편의 눈에 비치는 난 위에 나열한 모습의 아줌마일 것이고 ^^

세월이 흐를수록....
아저씨..아줌마의 편안함이 좋긴 하다.
그 편안함이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는 아줌마, 아저씨가 아니라면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