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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일상사

오랜만에 가 본 절...


추적...추적....비가 내렸다.
눈을 뜨자마자 바라본 바깥 풍경은 암흑 그 자체...
겨울날씨에 어쩜 그리도 잘 어울리는 날인지....

절에 갈 생각이 없었다..난....
없었다기 보다는...요즘 그런 생각조차 못하고 살고 있다....
나사하나 풀린 멍한...머리로....


법당에 들어서서 천장을 바라보니...연등이 가득하다..
석가탄신일에 단 등....아마...내 등도 저 어드메 있을 것이다.

차가운 법당에 들어서서 오랜만에 절을 했다...
소원은 필요 없었다.
그냥...맘 편히 살수 있으면..그것만으로도 족한게지...?

법당을 나와 바라보는 계단....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묘한 느낌을 준다...
바람이 세차게 불면...웬지 을씨년스러울 느낌이지만...
자꾸 내 눈길은 저리로 향한다....끌리는 이 맘은 뭘까?




가을은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유난히도 단풍이 예뻤던 올 한해....
난...부스럭 거리지도 않는....빗물에 목욕하는 단풍을 밟을 뿐...


비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앙상한 나뭇가지와 회색빛 하늘....검게 물든듯한 산....
참..오랜만에 맞아 보는 비다.



오늘은 날씨탓일까???
이 느낌의 사진이 참...좋다...



우리네 인생사가....이 덩굴처럼...엉키고 설켜
풀리지 않는 숙제마냥....
그런건 아닐까?




따듯한 차 한잔....
그래...늘 이런 차 한잔의 여유를 잊어 버리고 사는 난.....
매일 무슨 생각으로 사는걸까?



계절을 거슬러 피는 개나리는....
살아남기 위해 피는 걸까?
아니면..



계단을 하나..둘....내려 간다...
조심 조심....


내려 왔던 계단을 올려다 본다.
저 가파른 계단을 내려 온거야?
오를때도 힘들고...내려올때두 힘들구...
엎어치나 매치나 힘들지 않은게 없군..
우리네 인생사가 저 계단처럼 저런 느낌을 줄까?

음.....
아직도 향내가 나는것 같다...
이상하게도....난...향 내음이 좋다..
불경에 대해선 개뿔도 모르면서...
알려고 ...배울려고 생각치도 않으면서..
가고 싶을 때...읽고 싶을때...읽는....무식한 불교 신자?
다 필요없고...맘 내키는대로...
내 맘대로..발길 닿는대로...향내음에 취해...사색을 즐길수 있는 절이...
그냥 좋을 뿐이다...

불경을 외우든, 성경을 외우든...
죄 지어 놓고..백날...죄를 사해 주소서....
기도하는 그런 지롤같은 짓 하는것보다..
마음 하나.....올바르게 먹고...바르게 사는게....
맞지 싶다.

개뿔도 모르는 난...
그냥 조용히 갔다가...좋아하는 향 내음 맡구....
이런저런...무거운 마음 조금 내려 놓고...

생탁을 간절히 그리워 하며...절을 나섰다...
오늘 같은 날은...정말...생탁이 땡기는......그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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