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년 이전/= 삶의 자세와 지혜

긴 생머리를 좋아하던 신랑..지금은?


남자들은 긴 생머리를 좋아한다.

바람결에 날리는 긴 생머리...그리고 향긋한 샴푸내음....
싫어할 남자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긴 생머리를 고수하는 것도 싱글때나 가능한 일이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 어느 순간 긴 머리 싹둑!
그것도 모자라 관리 하기 편한 퍼머로 바꾸기 쉽상...뽀글이 안하면 다행 ^^

신랑들이 싫어라 해도 아줌마가 되다 보면 편한걸 찾을수 밖에 없다.
집안일에 아이 돌보랴...밥이 입으로 들어 가는지 코로 들어 가는지도 파악이 안되는데
머리..그까이꺼 신경 쓰겠는가..
누구는 하루 종일 세수를 했는지..안했는지..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하지 않던가~ㅜ

나 역시 싱글때는 기~~~~~~~~~~인 머리였다.
허구헌날 긴 머리는 아니였고, 머리를 길렀다가....숱이 많아서 잘랐다가를 반복했다.

그리고..머리 긴...시절....

지금의 신랑을 만나서 결혼을 했고....
연애는 연애인데...신랑이 바빠서 제대로 된 연애를 제대로 못하고 결혼을 한지라..
여튼..결혼후 .....
어느날인가 둘이 외출을 하는데, 진하게? 한 화장이 거슬렸나 보다.
화장이 넘 진하다는둥..치마가 짧다는둥...잔소리가 시작되었다.
다른 여자들하고 비교하면 그다지 진한 화장도 아니었는데 ㅡㅡ;

오호호...ㅡㅡ;
[ 내가 늙어서 짧은 치마 입겠소? 지금 안 입으면 늙어서 주책 스럽게 미니 입고 싶어 진다오! 젊을때 입고, 늙으면 안 입을테니 잔소리 마시오~ 화장도 나가요걸~처럼 하지 않을테니 간섭 마시오~내 얼굴 내가 칠하는데, 넘 간섭하면 짜증나오~ 화장도 귀찮아 지면....해라고 해도 안할때가 올것이오~]

그 뒤 잔소리가 쏙~ 들어갔다.
원래..하나에 푹...빠지면 싫증날때까지 하는 성격인지라...딴짓 하는것도 아니고, 꾸미는 것 못하게 하면 병나겠단 생각이 들어서일게다.
물론 종종 탐탁치 않아 잔소리를 하긴 했지만..ㅎㅎ;;

그러다가 애기를 낳고....겨우 하나 낳았을 뿐인데...생활이 말이 아니었다. ㅜㅜ
애기 돌보는 것도 힘들고...집안일도 힘들고...내 몸 씻는건 더 힘들고...ㅡㅡ;
그렇다고 떡진 머리로 다닐수도 없고...애기가 허구헌날 긴머리 땡기니....머리카락이 남아 나질 않는 것이다.
온 방바닥이 긴머리로 널렸다능...나 이제 빛나리 되는거얌?? ㅡㅡ;

[ 나 이제 머리를 자르겠소!]
그동안 몇번 언급을 했지만, 신랑이 너무 싫어해서 참았지만....더이상은...

머리 긴게 이쁜데 왜 자르냐? 그냥 그대로 있어라~ 여자의 생명은 긴 머리다~ 안그래도 안생긴게 머리까지 없으면 우짜냐??? ㅡㅡ;

기나긴 날을 실갱이를 벌이다가 허락도 안해주고 해서 싹뚝 잘라버렸다.
허락하지도 않는 신랑 잡고 허구헌날 실갱이 하다가 험악한 분위기 연출할수도 있겠다 싶어서 그냥 사고쳐버렸다. 긴긴날 싸우는 것보다는 하루만 딱!  싸우고 마는게 낫다 싶어서
ㅎㅎ;;

머리 자른날...신랑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오오오~ 펭귄 지나가는 쑈리~쑈리~쑈리~;;;

얼굴 붉히는 건 잠깐이다...
신랑이 하지 말란다고 하지 않고 산다면.....신랑은 좋을지 모르겠으나
난 아마 우울증에 걸리지 않았을까? ;;;
하루이틀 살다가 헤어질것도 아닌데 ㅜㅜ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지만,
난...하고 싶은건 해봐야 한다는 쪽이다.
하고 싶은것 중에는 물론, 상식을 벗어난..도리에 어긋난 그런 일들은 당연히 NO!
내가 입고 싶고, 하고 싶고, 꾸미고 싶은 욕망에 대한 간섭은 사절이란 뜻이다.ㅎㅎ;;
그렇다고 해서 내가 벗고 다니는것도 아닐테고, 빡빡 밀어 빛나리로 해 다닐것도 아닐테고, 연극에서나 볼수 있는 분장을 하고 다니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


잠시 얼굴을 붉힌 그날 이후....한동안 삐끗 거렸지만....
나는 내가 하고픈 머리 스탈을 자유자재로 하고 다녔다.
긴 생머리 하고 싶을때는 무조건 기르고...긴 머리가 무거우면 싹뚝! 잘랐다가....
여튼 혼자서 기분에 따라 지지고 볶고 난리부르스...
이넘의 변덕은 지금은 백조인 관계로 허구헌날 똥머리로 질끈 묶어 다니지만, 직장 다닐때만 해도 한달, 두달에 한번은 미용실을 다녔다는 ㅜㅜ
그리고 오랜세월 함께 살고 있는 신랑은...이젠 적응이 되고도 주리가 남는지 아니면 무관심 해졌는지~ 내가 머리를 지졌는지~볶았는지도 모른다. ㅎㅎ;;

[ 여봉! 나 변한거 모르겠엉?]
멀뚱멀뚱....
[ 뭐가?]
ㅡㅡ;
[ 내 머리~ 이쁘지 않수??? 머리 했는뎅~]
[ 그래~ 그래~ 이뿌다 해줄게]
[ 아니...해줄게가 아니고...이쁘쥐??????귀엽쥐????사랑스럽쥐????오호호호~]
[그래그래~이뿌다!이뿌다!] -> 이거이 장난삼아 하는 이를 뽀사 버릴까부다~이 말의 준말 으으으으ㅎㅎ;;

내가 신랑에 대해서 이해할 부분 이해해주고, 눈감아 줄 부분 눈감아 주듯
신랑에 나에 대해서 이해할 부분, 눈감아 줄 부분은 그냥 넘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부라는게 일방적인 희생으론 절대로 행복할수도 없고, 관계 유지가 힘들기 때문에...

요즘 또 부쩍 길어진 머리...헤어샵 안간지도 오래 돼서 슬슬 또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 나 파마 안한지 오래 됐는데..머리 하러 갈까?]
[ 그래...왜 가만 있나 했다...또 자르고 볶을라고?]
[ 아니...작년에 싹둑 잘랐고..지금은 기르고 있으니까...그냥 폭탄 파마나 할까..하고 ㅋ]
[ 맘대루 하셔~이러나 저러나 호박은 호박일뿐~ㅎㅎ]
[언제는 긴 생머리가 좋다며???포기했음???]
[ 너 머리 조금이라도 당기거나 깔리면 성질 팍팍 내잖아~아이쿠..그 성질...
글구 이제 니가 아가씨냐~아줌마가 생머리로 뭐하게 ㅎㅎ~]

긴 생머리 좋아하던 신랑은...세월이 흐름에 따라...완전 나에게 적응 완료하여~
한번 얼굴 붉힌 그날 이후론  내 머리에, 옷에, 화장에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다만,
[호박에 줄 그으면 이뻐지냐???]

[요즘은 이쁜 호박도 많다~~~ㅎㅎ]  이러면서 산다는...^^*

그런데....중요한건.....
이제는...미용실 가서 앉아 있는 시간이 지겨워서 못가는 나....
늙어가는 거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