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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농사/귀농에피소드

고기 달라고 시위하는 고양이



고기 달라고 시위하는 고양이




관리기가 고장이 났답니다.
며칠전 밤에 친구랑 밭을 갈았는데
엔진소리가 좀 이상해지더라구요.

트득트득~이런 소리가 나더니
힘이 딸리는 느낌......
그러더니 시동이 꺼져 버렸답니다.

캄캄한 밤에 관리기를 여자둘이서 낑낑 거리며
끄집어 냈습니디.

왜냐면
밤에 비가 온다고 그러더라구요
비가오면 완전 끝장입니다

시동이 걸린다치더라도 땅이 젖어버리면
미끄러워서 밭에서 빼기가 힘들어요

무거운대다 시동도 안걸리는 관리기를 밀고 당기고
끄집어 내는데
젖먹던 힘까지 동원해서 성공했답니다

헥헥거림은 물론이거니와
온몸이 땀밤벅 ㅎㅎ

그 관리기를 가까운 농기계수리센터에 가져가니
엔진이 맛이 갔다고
못쓴다고 그러더라구요

새로 사기엔 비싸고
엔진을 이리저리 알아봤죠
엔진이 고장이니 엔진만 바꾸면 되니까요^^


그리하여 중고시장을 뒤지다가 마침 저렴하게 나온 엔진이 있어서
전화를 해보니
농장에선 한시간도 안걸리는 곳에 있더라구요
물론
저희 집에서 출발하면 거의 2시간 가량 걸리는 거리지만
관리기가 없으면 농사일이 안되기에
아침 일찍부터 집에서 출발하여 농장인근에 놔둔 관리기 찾아서
엔진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답니다

그곳에 관리기 내려놓고
내일 가지러 오라는걸 일요일에 가겠다고 말씀 드리고
전 농장으로 갔답니다



농장에 도착하니
우리 고양이들이 반가이 맞이해 주더라구요
요녀석은 엄마 고양이에요

원래 저희 농장은 고양이 없었어요.
이녀석은 아랫동네 어르신 고양이인데요
어느날부터인가 저희 농장을 구석구석 살피고
돌아다니고
밀당하고 하더니
저희가 없을땐 자기 안방처럼 사용하더만
어느샌가 새끼를 데리고 저희 비닐하우스 안에
자리를 잡더라구요

그러더니
밥 달라고ㅜ냐옹 냐용~~~~~~~~~~

사람을 딱~쳐다보고 먹을거 달라고 따라다니니
안줄수도 없고
그러다보니 이젠 자기집이 되어 버렸죠
아랫동네 어르신은 계속 고양이 데리고 가서 키워라 하셨는데
제가 싫다고 했거든요

왜냐면
동물도 혼자 있으면 외롭잖아요
그 모습을 못보겠더라구요
그래서 안 키웠는데
고양이가 알아서 자리잡고 알아서 사네요
물론 저희가 가면 냐옹 거리면서 먹을거 달라고 ㅋㅋㅋ


지금은 잘 먹고 지내기에 털도 윤이 나고 뽀사시하지만
저희농장 올때만 해도
털이 거슬거슬한데다 흰털이 회샛빛이 돌았답니다

그전 주인께서 쥐 잡아 먹으라고 밥을 달 안주셨대요
사실은 그래서 그곳으로부터 탈출을 한거죠 ㅋㅋㅋ

사람이든 동물이든
배고프다는데 어찌 안주나요..
사료 사다 줬더니
이젠 살이 ㅋㅋㅋ
살도 마니 찌고 털도 희어지고 이쁘게 변신중이어요




요놈은 새끼 고양이인데
어찌나 별나던지 ㅡㅡ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엄마가 이젠 출산을 해서 몸이 가벼워졌지만
임신해서 몸은 무겁고
잘 못 먹어서 털도 상태가 별로 안좋은데
요녀석이 엄마젖을 먹을땐
기분 좋아서 그륵그륵~소리를 내더니
고양이 기분 좋을때 내는 소리 있죠?
그 소리 ㅋㅋ
그러더니
먹고나면 갑자기 엄마한테 덤비고
엄마는 임신해서 몸도 안좋은데
감당이 안되니 이리저리 도망치고 짜증내고 ㅎㅎ

그래서 제가
너무 심한날은 목줄을 해서 묶어놨었죠
첨엔
우리 새끼냥이도 목줄을 첨 하니까 놀래가지고
탈출할려구 펄쩍뛰고 생 난리난리 ㅡㅡ
그래도 임신한 엄마고양이를 위해서 어쩔수가 없었답니다

그렇게
잘못할때마다 벌 세우고 했더니
지금은 마니 조신해졌어요 ㅋㅋㅋ






여튼
아침도 안먹구 중요한 관리기 맡기고 농장에 도착하니
배가 고프더라구요

밥하기엔 시간이 좀 그렇고
하나 남은 안성탕면을 끓여 먹었습니당

아~맛있어랑 ㅎㅎ

끓일때부터 냐옹 거리던 고양이들이
라면 먹기 시작하니
고정된 자세로 떡 하니 쳐다봅니다 ㅡㅡ



"니만 먹냐? 냐옹~"
쳐다보는 눈매가 매섭죠...

난 배고프거덩~
야!고양이가 무슨 라면을 먹냐
너 먹을거 없어~




그랬더니
눈빛은 사그러들었는데
"고기다오~냐옹"
ㅎㅎㅎ



이그...
그래서 라면도 먹을래?
그러곤 몇가닥 주니
새끼는 안먹는데
어미는 잘 먹습니다

고양이가 라면 먹으면 안되죠
워낙 쳐다보니 ㅡㅡ
부담스러워서 몇가닥만 줬습니다

다 먹고나서 치우니
어미도 맛은 봐서 그런지 조용합니다

설기지한후에 새끼냥이를 안았죠...


"가...갑자기 왜그러세요~주인님"

몰라서 묻냐?



"저...저는 잘 모르겠는데용....
아...이 쌔한 느낌.....안볼란다"

새끼냥이는 스을쩍 제 눈을 피해 옆을 봅니다




정말 모르겠냐?
새끼냥이에게 물으니

"저는 아무것도 모르죠.......
몰라몰라....눈감으면 안보일랑가..."

스르륵 눈을 감습니다...ㅋㅋ



'주인님 화났을땐
눈 감는게 상책이여...'
냥이는 눈을 감고 아무것도 모른척 합니다


'저 지금 자거덩요~눈 감았잖아요~'

우리 새끼냥이~
지가 잘못했다 싶으면
쳐다보다가 시선을 옆으로 스윽 돌리다가
그래도 아니다싶으면
눈을 슬그머니 감아버립니다 ㅋㅋㅋ

그래가 눈치본다고 다시 눈을 스윽 떠보고
제 화가 풀린것 같으면 눈을 뜨다가
안풀린것 같으면 다시 감아요 ㅎㅎ


고양이들 참 똑똑하죠^^

라면 먹는 저에게
고기 달라고 시위하다가
어미는 라면 몇가닥
새끼는 혼나서 눈을 슬그머니 감고^^

원래는 농장 갈때마다 생선을 주는데
오늘은 패스했습니다.
입이 너무 고급화 되는것 같아서요  ㅎㅎ

우리 냥이들
이젠 새끼 7마리가 꿈지락 거리며 다니는데
총 9마리가 되었네요 ㅡㅡ

완전 고양이판 농장이 될듯 합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