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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일상사

어느 집에 살든...부끄러워하지 말자




화창한 토요일....
캠프 간 딸아이를 데리고 오면서 마트에 잠시 들렀다.

발 디딜 틈 없이 벅적거리는 마트안...
발길에 부딪히는 카트가 짜증스럽긴 했지만, 오랜만에 집에 온 아이를 위해 먹고 싶은 것들을
한가득 사서는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대는 그나마 한산한 편이였다.
카트안의 물건들을 올리는데 계산원이 말을 건네는 거였다.
" 혹시...XX언니 아니세요?.. 맞네!"

아주 오랜만이다...한 해 후배....얼굴 본지가 10년도 훨씬 지난것 같다.
" 어....GG네...오랜만이야...잘 지냈어?"
" 네...언니두 잘 지내셨어요? 얼굴 본지 10년도 넘었는데 언니는 늙지도 않고 그대로네요 "
" 에이...뭘....주름이 자글자글 하니 많이 늙었지.."
" 아니에요...진짜 그대로세요..."

뭐...이런 접대용 멘트.....그리 기분 나쁘진 않다...
성형수술 하지 않는 이상....주름만 늘어갈뿐...크게 달라지지 않는게 얼굴 아니던가 ㅡㅡ;

" 언니, 어디 사세요?"
" 응...나...AA아파트..."
" 좋은데 사시네요..."
" 넌 어디 살어?"
" 저요? 얄궂은데 살아요...에휴,..."

계산하면서 간단하게 안부인사를 나누고..뒷 손님이 있어서 담을 기약하면서 나왔다..

그런데...살짝 불쾌감이 느껴졌다..
사람들은 왜...자신의 사는 집이 남보다 못하다고 느끼면 얄궂은데라고 그러는 걸까?
아무리 작고 하찮은 집일지라도.....내가 편하고...행복하면 장땡아니던가..

그래서 딸아이 한테 물었다..
만약...이러저러한 이유로 지금보다 작고 보잘것 없는 집으로 이사를 가면 창피 하겠느냐고..
딸은 대답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어디 가서 살든 변하는건 없다고.
친구들이 뭐 그런데 사냐고 놀리면 어쩔거냐고 물으니..딸은 또 대답한다..
우리는 니들이 생각하는것 처럼 그렇게 가난하지 않아!
ㅎㅎㅎ

어디에 살든...재산을 얼마를 가졌든...늘 당당하게 살았음 좋겠다..
왜 스스로를 하찮은 곳에 산다고 생각해 하찮게 여기는가...
가끔은 그런 물질만능주의가 좀 짜증스럽기도 하다..

남들이 생각하는 좋은 차, 좋은 집...
그것이 내것이 아닌 경우도 허다하다...단지 거기 산다는 이유로...그 차를 끌고 다닌다는 이유로..
사람을 평가하는 어리석은 생각은 지금부터라도 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