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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 삶의 자세와 지혜

남편이 이혼하자고 합니다...


" 2주만에 내려 와서, 이런저런 볼일보고 집안 청소도 좀 하고 피곤해서 자려는데 신랑이 충격적인 말을 하더라..
이혼해야 겠다고 말이야..."


그 말을 전해 주는 친구는 덤덤하게 얘기를 했지만, 100T 쯤 되는 돌로 머리를 맞는 기분이었다.


" 갑자기 왜? 니가 뭘 잘 못했는데?"

" 애 때문에 주말 부부도 아닌, 2주만에 보는 부부가 됐잖아....너두 알다시피 울 신랑 애정 결핍이 좀 있는데다
스킨쉽도 무지 좋아하잖아...일하고 집에서 홀로 쓸쓸히 자야 하니까 외로운가봐...같이 일하는 사람들하고 술이라도 마시면 그날밤은 더 외로워서 뒤척이곤 하나봐...그래서 뜬금없이...한번도 그런적이 없는데..이 생활 오래하면...
이혼해야 겠다고
말을 하더라.."


조금 정상적이지 않은 아이를 위해 친구는 자신을 희생하며 살고 있다.
나라면 절대로 그렇게 하지 못할 일들을....강철체력으로 버티고 또 버티고 있다.
애 교육상 멀리 떨어져서 집에 오려면 4시간이나 걸리는 거리에서 말이다...


친구 신랑의 입장이 이해는 된다..
2주에 한번 보는 와이프....얼마나 보고 싶겠는가...

애정 결핍이 있어서 아내가 옆에 있으면 이리 보고~ 저리보고 얼마나 이쁜지..

헌데 그런 와이프를 2주만에 봐야 하고...그 외 시간은 열심히 돈 벌러 다녀야 하니..
왜 사는지.....회의감이 밀려들만도 하다.


" 야야야~ 너희 신랑 어디 가서 너 같은 마누라 얻겠냐? 가라그래!
부지런해, 힘 좋아, 생활력 강해..얼굴이 딸리니...성격이 모나니.....복에 겨워 복을 차는지도 모르는구나..."


예전 같으면 이렇게 말해 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그렇게 말해 줄수가 없었다...그 생각만은 변함 없는데도.....친구의 얼굴에 비친 근심을 보니 말이다..

" 있잖아...2주에 한번 내려오면 경비가 얼마나 들어?"

" 10만원..."

2주에 한번이니 한달이면 20만원을 길에 버린다..

" 그럼...신랑한테 얘기 해봐...매주 내려 오고 싶은데..경비가 겁이 나서 내려 올수가 없다고...신랑 의향을 물어봐..
신랑이 돈 관리 하잖아.... 정말 니가 그리워서...그런거라면...그깟 돈이 대수겠니....더 주겠지....형편이 되면 말이야..
그럼.....니 한몸 희생해서...피곤하더라도...매주 내려 오면 되지 않겠어...한동안은 말이지....
근데 다른 여자한테 눈 돌아가서 그런거라면....심각하게 고민은 해봐야 겠지...아직은 아니겠지만 말야..
내가 봐도 지금 이 상태가 왜 지속되면....이혼은 보류할수 있겠지만....니 신랑 여유가 조금 되면 충분히 바람 필것
같은 기분은 든다...."


[ 돈 있으면 바람핀다..돈이 아까워서 못피지..]

심심찮게 들었던 말이라 장난 삼아 맞바람 피면 되지 뭐...그렇게 얘긴 했었지만...그것도 이성에게 관심이 있고
문란하게 살았어야 가능한 얘기다....

[ 너 진짜 애교 없다...]
[ 이 생활 좀더 지속되면 이혼해야 겠다..]

친구 신랑 입에서 나온 두마디...가..무척이나 걸렸다.
애교 없는 친구...하루 이틀 일도 아니다...
학교 다니던 그 때부터 애교라곤 눈 씻고 찾아 볼래야 찾아 볼수가 없던 친구였다.
내 친구 중에...나를 포함해서 애교의 애~ 자와 가까운 녀석은 아무도 없다...것두 타고 나야 한다지...;;
새삼스레 애교 없다고 핀잔을 주는 모습이나...충격적이게 이혼 거론을 하는걸 보면...
긴긴밤 바늘로 허벅지 찌르며 꽤나 고심을 한 흔적이 보인다..

다르게 생각하면...경제적 여유가 좀 있고, 애교 있는 여자가 붙으면 눈이 당연히 돌아 가겠단 말과 뭐가 다르단 말인가..

목구멍까지 올라오던 말이 있었는데 참고 또 참았다...괜스레 친구에게 상처를 줄까봐 말이다..

애들한테만 목매지 말고...너를 좀 꾸며라...맨날 후줄근한 츄리닝만 입지 말고...패션 츄리닝으로 입구..
아직도 다른 남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할수 있단것두 보여주고...
딴주머니도 차고........

할수 없는 말이었다....해서도 안되는 말이고..

친구 남편....단순히 떨어져 산다고 한 얘기는 아닐 것이다.
애정결핍으로 와이프와의 스킨쉽이 좋긴 하지만, 멀리 가 있는 와이프에 대한 긴장감이 없음을 느낀다..
그건 친구의 잘못도 크다...

결혼을 했건 하지 않았건..배우자에 대해 조금씩의 긴장감은 줘야 한다..
누가 봐도 탐낼 날 만한 매력 말이다..나이가 들어도 그만큼의 매력이 있지 않은가..
그런 매력이 친구에게 없어진지 오래다...
친구지만..같은 여자가 봐도 한숨 나올때가 많으니..당췌 여잔지 남잔지 구별하기 힘들때가 많다..

직장 다닐때...경제적 능력이 신랑보다 있었을 때의 그 당당함은 언제부턴가 사라지고.. 현재는 입장이 바뀌어서..
신랑에게 굽신 거려야 하는 친구가 가여울 때가 있다..
본인들은 느끼지 못하지만...지켜보는 내 눈에 그게 너무나도 확연한 차이로 보인다..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족을 위해 앞만 보고 열심히 생활하는데...느닷없이 이혼해야 겠다고 배우자가 말을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