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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일상사

상실의 시대, 대한민국 주부로 산다는 것


여자는 결혼을 하면 더이상 누구씨가 아니다.누구의 아내, 누구의 며느리, 누구의 엄마로 불리는 대한민국 주부는 피곤하다. 이 글을 읽는 분이 계시다면, 삶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시기
바라며...
 

사랑하는 그와의 결혼,달콤하고도 그 짜릿한 신혼은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깨어진다. 

아이가 태어나고
밤낮으로 아기 돌보느라 세수는 언제 했는지, 양치를 한건지 만건지,밥은 코로 들어가는지, 눈으로 들어가는지, 아침은 먹었는지 하루종일  비몽사몽......늘 정신이 몽롱하다

자리만 뜨면 울어대는 아이....화장실에 가도 우는 아이때문에
문을 열고 볼일봐야 하는.....난 지금 뭘하고 있는 걸까? 

다이어트
신랑은 자기 몸은 생각도 안하고, TV에 나오는 여자들, 지나다니는 여자들 몸매에 넋을 잃고 비교한다..
아가씨때 한 미모에 한 몸매 하던 나지만....그런 몸은 어디로 갔더냐!
결혼해서 내 몸이 이렇게 망가질줄이야...그때는 몰랐었다.
아가씨땐 잘 먹는다고 먹는 모습이 이쁘다고 그러더니 이제는 많이 먹는다고 구박이다.
젖먹이느라 축 쳐진 가슴에, 애보느라 힘들기만 한데, 살 뺄 시간이 어딨더냐!

대한민국 아줌마는 밥심으로 버티는걸 진정 모른단 말이던가!
내 가슴에 대못 박는줄도 모르고, 구박은 날로 더해만 가고....
당신이 애 낳아 보시구려~몸매유지가 쉬운지....안 먹으면 버틸수 있는지.. 

맞벌이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줘야 하고, 학교도 보내야 하고 아침부터 전쟁이다.
퇴근후 집에 오면 식사 준비에 집안청소에 할일이 태산이다.
아이 숙제도 봐줘야 하고, 이것저것 챙길것이 많다.
어쩌다 남편이 도와줄때면 생색내기용이다.
남편! 난 슈퍼우먼이 아니거든..............
난 왜 이러고 살아야 하나....몸이 두개라도 모자라...내가 일개미였던가! 

시댁에 가면
명절때면, 의무적으로 시댁엘 가야 한다.
남자들은 고스톱에, 술한잔 걸치면 두런 두런 얘기하지만, 며느리들은 하루종일 주방에서 나올수가 없다.
돌아서면 점심이고, 생선굽고 전 부치다 보면 저녁이고, 먹고 나면 야참 챙겨야 하고...
남자들이 떠들고 놀때, 하루 종일 기름냄새 맡으면 지지고 볶고, 뒤치닥거리 해주고....내가 이럴려고 결혼을 했던가! 식모살이 할려고?
주는 상, 가만히 앉아서 임금처럼 받아 먹는 남편이랑 시숙들.....친정은 언제쯤 갈수 있을까? 저 남자랑 계속 살아야 하는지...명절때면 늘 큰 소리가 난다....이혼 해? 말어? ㅡㅡ; 

동서간
시어른은 동서끼리 비교하면서 나의 무능력을 은근히 꼬집는다.
맞벌이 하면 좋겠지만, 애 맡길때도 없고, 그렇다고 생활 빠듯한데
어른들께 드릴 돈 거기서 거기고,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끼고 아껴서 용돈 드렸건만
이건 뭔가요? 간에 기별도 안간다고 하신다.드려도 드려도 자꾸 손 벌리시고....
사사건건 비교 당해야 하는  동서지간....서글픈 내 마음..누가 알아 줄까? 

아이가 크면
아이가 학교에 가고, 머리가 클수록 지네들도 보고 듣는게 있다.

누구 엄마는 돈을 잘 벌어서 원하는거 잘도 사준다고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엄마가 원망스러운 가보다.
다른 엄마보다 못생기고 몸매 엉망인  아줌마스탈의 내가 학교에 가는게 싫은가 보다.
난 너 키우느라 먹고 싶은거 너에게 양보했고, 너 학원 보내느라 변변한 옷 한벌 못 사입고,너 맡길곳이 없어 일하러 가지 못했을 뿐인데...섭섭한 엄마의 마음...남편도 그러더니..이젠 애들까지.... 

치장
남편은 어리고 예쁜 여자들만 보면 침을 줄줄 흘린다.
내가 버젓이 옆에 있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싫은 내색이라도 할라치면
" 너는 굴러다니겠다. 살좀 빼라~ 그리고 얼굴......그게 뭐냐? 세수는 하고 사니?  좀 꾸며봐라. 여자는 자로고 꾸며야 하는거야!"

결혼전에는 화장안해도 이쁘다고 하더니, 이제는 안 꾸민다고 난리다.
결혼전에는 살짝 나온 살도 애교살이라고 하더니, 이젠 돼지라고 그런다.
남편, 당신도 마찬가지야! 나라고 할말이 없겠어?
난 ..........서러울 뿐이다.
나에게도 싱그러움이 넘치던 앳띤, 예쁜 그 시절이 있었는데.......... 

본가만 부모님이더냐?
남편은 늘 시부모님께 전화를 했는지, 생활비는 챙겨 드렸는지 챙겨본다.우리 부모님께도 용돈 드리고 싶지만, 형편이 넉넉치 못해 늘 죄송스럽기만 하다.어쩌다 명절이나 생신때 챙겨 드리고 싶으면 몰래 해야 하는 나...싱글때는 잘도 드렸는데,남편! 내가 하는 만큼 당신도 우리 부모님께 잘하면 안되겠니?

당신은 큰소리 뻥뻥치고, 난 왜 개미 기어 가는 목소리로 얘기 해야해?당신 부모님만 부모님이야?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도 부모님이라구.... 

중년이 되면
남편이 이상하다.집에만 오면 입에 자물쇠를 채운다. TV만 물끄러미 볼 뿐이고, 대화 단절 된지는 오래다. 긴 대화를 해 본 기억이 없다.
아이들은 별보기 운동으로 난 늘 덩그러니 혼자 집을 지켜야 한다.
말을 시킬라치면 공부한다고 바쁘다고 입도 뻥긋 못하게 한다. 

이상하다....남편이...
눈 돌아 가는 소리도 들린다.
친구들 남편들 소식.........간간이 바람피다 걸렸단 소리를 듣는다.
이혼한 친구들이 많기도 해라....이 남자도 혹시? 남편의 옷에서 낯선 여자의 향기가 느껴진다?

지갑에 꽂힌 명함도 보고, 휴대폰 통화기록도 살펴본다...문자 내역까지....여자이름이 있으면 신경에 거슬린다.왜 의심을 해야 하나? 내가 왜? 그 잘나가던 내가....의부증도 아닌데.... 

이제라도 나를 찾아 볼까?
남편의 외면, 자식의 무관심
난 정녕 무엇을 위해 이 한몸 희생하며 살아 왔단 말인가!
출근시키고, 공부 시키고...... 얼마나 허리띠를 졸라매고~ 졸라맸던가!

그래서, 집 장만하고 남부럽지 않게 살게 되었는데,아무도 알아주는 이 하나 없다.
그냥 지들 잘나서 자란줄 알고 월급 꼬박꼬박 갖다 줘서 그런줄로만 안다.
후회스럽다. 나를 위해 살지 않은게....이제부터라도 내 시간을 가져 볼까?
그런데...무엇을 해야 하나?......어떻게 해야하나?
꿈도 희망도 나에겐 아득히 먼 세상의 일인걸....
세상 밖으로 나가는게 두렵다........나를 찾아 나가고픈데....난...어디에 있는 걸까? 

늙고 병들어서
파릇파릇 하던 젊은시절엔 친구들과 어울려 부어라 마셔라~
이쁜 여자들만 보면 사족을 못쓰더니...
늙고 힘없고 병드니 내 뒤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닌다.
그래...이제서야 마누라가 눈에 보이더냐? 이제서야 마누라가 소중하더냐!

젊을 때 잘해주지 그랬어?늙고 보니 다 귀찮다.
뒤치닥거리 많이 해줬잖아...이젠 좀 내버려 둬라...만사가 귀찮다....
나도 늙었다...그래서.....지금은 좀 쉬고 싶을 뿐이다.... 

남편과 아내....그리고 시댁과 친정...아이들

상실의 시대.... 남편과 아내로 살지 않기 위해서는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항상 상대의 입장에서 서서 생각한다면 풀리지 않을 문제는 없다.
서로를 존중해주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배려하고.......
그리고 아이들앞에서 싸우는 모습 보이지 않고,
아이들에게 " 아빠는 이런 사람이야...엄마는 이런사람이야"
단점보다는 장점을 더 많이 이야기 해야 한다. 

대화가 단절되면 남편, 주부.........
상실의 시대에서 살수 밖에 없다.
남편들이 느끼는 만큼, 아내들도 느낀다는 것이다...

부부가 서로에게 기댈수 없다면 남과 뭐가 다를까?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면만 보게끔, 그렇게 생각하게끔 서로간에 떠받들어 주면서, 좋은면을 세뇌시키면서  살면 상실의 시대라고 표현할 만큼 심각하지는 않을것 같다.

내남자, 내여자, 내아이, 내부모........
행복의 시대에 살아야 하지 않을까? 어차피 함께 가야할 동반자니까...
그렇지 않으면 위에 나열한 일들이...나의 일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