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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미디어 책 세상

인성교육 속? 거짓된 눈물을 강요하던 관장님



아들녀석이 워낙에 나약한데다가 숫기가 없어서 인사도 제대로 못하는 편이라 태권도를 시켰어요.
얼결에 누나는 덤으로? 거의 강제적으로 동생때문에 다니게 되었지만, 지금은 아들녀석만 다니고 있구요.

꼭 태권도를 보내서 변했다기 보다는, 조금의 영향은 있었을 거란 생각은 들어요..아들 성격이 조금 변한데는..
쑥스러워서 인사도 제대로 못했지만, 누나랑 함께 다니면서 저도 그랬고, 누나도 녀석 교육을 시켰거든요.
그래서인지 언제부턴가는 인사 잘한단 칭찬도 받고 그렇더라구요.

이번에 아들 녀석 태권도 2품 시험을 봤어요.
전 이런거에 크게 관심은 없지만...크게 하자가 없는 한 돈내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품띠는 따는것 같아요 ;;

예전에 1품 땄을때도 도장에서 행사를 했었거든요.
인성교육을 겸해서 부모님들께 편지도 쓰고, 애들이 읽으면서 울고~ 애들이 우니까 부모님들도 뭉클해서 울고
뭐...감동의 도가니였죠...ㅜㅜ

그런데...
이번에 2품..검은띠를 받으면서 또 행사를 했어요.

하루전날...
아들녀석 도장에서 돌아오더니
" 엄마..있잖아요...관장님이랑 사범님이요...부모님께 드리는 편지 읽으면서 울지 않으면 띠도 안주시고, 부모님이랑
바로
집으로 돌려 보낸데요...근데요..전 눈물이 안나는데..억지로 울어야 해요?"

ㅡㅡ;
그말을 듣는 순간..이건 뭔소리? ;;

" 눈물 안나면 울지마라~ 억지로 울바에야 안우는게 낫지..울어서 뭐하게 "
" 안울면 집으로 돌려 보낸대요.."
ㅎㅎ;;
전 억지로 울지 말라고 했답니다..
옆에 있던 딸애도 어이 없어 하더군요....그건 가식이라면서 딸래미도 말렸죠... ㅡㅡ;

그리고, 당일날...
이런저런 수여식을 하고, 애들 시범을 보여주고~ 후끈 달아오른 열기속에서 드디어 아이들이 한명 한명 앞으로 나가서
마이크 앞에서 부모님께 편지를 읽어 주는 시간이 되었어요.
에구...참...뭐라고 해야 할지...;;

" 어머니, 아버지...저 XX예요....흑흑흑"

아이들 중.....거의 2/3 정도가 이 말 끝나기 무섭게 눈물을 흘리는 거에요...

몰랐다면 감동의 도가니로 빠졌을지도 모르겠어요....자식이 앞에서 우는데....부모맘은 얼마나 뭉클하겠어요...
지켜보는 입장도
감정이입이 잘되는 시간이잖아요..자식 키우는건 똑같으니까요 ;;

근데 그게 아니니까 씁쓸하더라구요
씩씩하게 편지를 읽는 애들은 두세명..게중에 저희 아들 포함돼 있구요..

어떤애는 대성통곡을 하더라구요...몇명...;;
그런 모습이 그닥 좋아 보이진 않았어요..
물론 감수성이 예민해서 눈물이 흐른 애들도 있었겠지만....

관장님은 도장에서 애들 인성교육도 중요하게 생각해서 많이 신경을 쓴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런데..그 모습을 지켜보는 저와 제딸 눈엔.....가식적으로 보였답니다..
어리다면 어리고..크다면 커버린 제 딸 역시... 초등생 애들이 편지 읽으면서 우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어머니, 아버지를 읽는 순간부터
눈물이 나냐고 시킨거 표난다고 가식적이라고 거슬려 하더라구요 ;;

다른 부모님들은 애들에게 그 말을 전해들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구요..
전해 들은 저는..... 시켜서 운다고 생각하니  어이 없어서 도장을 관두고 싶은 마음이 ;;

그치만 다른데 옮기기도 그렇고...그냥 1년정도 더 다니면 3품 딸텐데...그때까지 그냥 보내야지...하고 있어요..

도장운영 하는것도 사업이니 어쩔수 없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애들 눈물을 강요해서 부모님을 가짜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 넣을 필요까지 있었을까...그런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이 쓴 편지 읽을때요...
애들이 웃으면서 읽어도........멋쩍어 하면서 읽어도........진짜 복받쳐서 울면서 읽어도......

그 어떤 모습으로 읽더라도...부모님은 그 모습 지켜 보는 것만을도 많이 컸구나....그래서 대견스럽고 짠하고 그렇거든요..
눈물을 강요만 하지 않았다면...참...많이 감동 스러웠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행사였답니다.

예...인성교육 좋죠...
하지만...거짓된 눈물은 인성교육에 도움이 안되는 거잖아요...뭐든 자연스런 모습이 좋은것 같습니다....
애들이 뭘 보고 배우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