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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일상사

수능 일주일전 자살한 아이 이야기를 듣고


친한 언니 아이가 올해 고3인데 워낙에 공부를 못하다 보니 걱정을 좀 했었다고 한다.
어떤 대학이든 가면 된다고 했었는데, 운이 좋았던지 수시에 턱 하니~ 합격을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언니 조카 친구 이야기를 해 주시는 거였다.

언니 조카가 고 3때, 전교에서 1,2등을 다투던 친구가 있었단다.
조카랑 그 아이는 절친이었는데, 서로 경쟁의식 없이 주거니 받거니 그렇게 1,2등을 했단다.
외관상으로 보면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수능을 1주일 앞둔 어느날....그 아이는 집에서 투신 자살을 했다.
그 아이 부모님은 물론이거니와 조카랑 반 친구들 모두 경악을 했단다.

알고 봤더니
조카의 부모님은 아이 성적에 그다지 신경을 쓰는 편이 아닌, 자유롭게 키우셨단다.
조카가 애살이 많아서 공부를 하는 스타일이었고, 부모님은 잘하면 좋고, 못하면
못하는대로 다독여주는 스타일...

그런데,
자살한 아이의 부모님은 아이가 성적이 조금이라도 내려 가면 엄하게 꾸짖고 압박을 가했었단다.
전교 1,2등을 함에도 불구하고, 2등이라도 할라치면 부모님의 질책이 심했었다고..
아이는 압박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그런 선택을 해야만 했다.
한동안 자살한 아이의 어머니는 교실밖에서 아이 책상을 보며...하루 종일 그렇게 서 있었단다...
때늦은 후회를 하며...

차한잔을 마시며 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누구나가 겪을수 있는 현실에
가슴이 아팠다.


언니 말씀하신다...늘...

최고가 아니라도 된다. 최선을 다해라...최선을 다했는데도 안되면 그건 능력 밖이다.
인생의 목표가 대학은 아니다.
그리고,
공부보다 중요한 건, 바르게 사는거다.
아이가 공부만 잘하면, 도덕적 결함이 있어도 넘어가는 요즘의 부모들 문제가 많다.
살다보면 공부가 전부가 될수 없는데...몰라도 너무 모른다..

아이가 바르게 자라주면서 공부를 잘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래서 원하는 대학을 가면 좋지만,
안되면...성적 되는대로 가면 된다....
성적이 안되서 대학 못가면, 못가는 대로 살아진다...
살다보면 어떻게든 살아지는게 인생이다.
대학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단지 도구일 뿐이다.


가끔 동창들 만나면 받아쓰기 하나 틀린걸 가지고 지롤을 한다.
백점 받아야지 어떻게 한개씩이나 틀렸냐고!
자기도 학교 다닐때 100점 한번 못받아 놓고선 ㅎㅎ;;
받아쓰기 겨우 한두개 틀렸다고도 극성 스러운데, 인생을 바꿀수도 있을??
수능을 생각하면 더하면 더했지...덜하진 않을것 같단 생각을  해본다...

이렇게 말하는 나 역시...다른 아이의 엄마들이 비교를 할때면 속상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자원봉사를 다니고....친해진 ...한 언니를 알게 되고...교육관이 많이 바뀌었다.

사람이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을 할줄 모른다.
50을 가지고 싶다가, 가지게 되면, 100이 갖고 싶고...
100을 가지면 만족할것 같지만 100이 손에 들어오면 더 많이...더많이...
그게 사람인 것이다.

그걸 알았기 때문에....나 역시 언니처럼 아이를 키우기로 생각을 바꾸었다.
내 꿈을 이뤄줄 대상이 아니다...아이는....
아이는 아이 나름의 꿈이 있고, 하고 싶은게 있을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가는 길이 바른지 옆에서 지켜보며 조언을 해주는 조언자이다.
아이로부터 대리만족을 얻겠다는 생각....내 아이가 무조건 최고여야 한다는 생각..
조금 바꾸면 안되는 걸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