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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일상사

모두가 부러워 하던 자상한 남편의 실체에 경악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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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들이 보통 친구들에게 베푸는것과 꼭 같은 정도의 예의만을

부인에게 베푼다면 결혼 생활의 파탄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화브스타인

 

 

지옥같은 무더위에 지칠대로 지쳐 동굴속에서 살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못해 포기한 채로 시체놀이 하던 날,

구원의 손길이 내밀어졌다. 매년 남들처럼 먼곳을 향해 휴가 가기 보다는 펜션 하나 잡아놓고선 휴양을 즐기는 친구가 남편 사업이 잘 되는지? 며칠동안 빌려선 맘껏 놀아라고 했다면서 우리들을 불렀다.

 

1박2일 코스로 여자들끼리 남편 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맘껏 놀기로 하고선 먹거리 잔뜩 사서는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한적한 계곡으로 들어 갔다.

 

펜션이라기 보다는 민박, 전원주택을 꿈꾸며 정원이며 집 입구에는 밭을 잘 가꾸어 놓은듯 보이지만, 귀차니즘에 빠진 주인의 집? 관리 상태가 속속들이 눈에 들어 왔지만, 가끔은 이런 별장?을 두고 사는것도 좋을것 같단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갔다. 매일 살라고 하면 지루하겠지만, 별장으론 뭐...ㅎ

 

여섯 여자가 모여 1박을 하기로 했지만, 사춘기에 접어든 J의 딸아이를 홀로 집에 두고 온 관계로 나와 J는 하루 코스로 놀기로 했다. 사실, 집 안을 둘러보면서...늘상 집이 아닌 곳에 잠자리를 하려고 보면 찝찝해서 자고 싶단 생각도 들지 않았고, 더러워도 내집이 편하다는걸, 몇 년전, 거지 같은? 여행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껴서인지 잠은 집에서 자고팠다. ㅎ

 

 

 

 

 

오후 1시가 훨씬 넘은 시간, 배고플 아이들을 위해 라면을 조금 끓여 주고,  계곡에서 물놀이를 맘껏 하며 놀도록 배려를 해주고선,, 우린 벌건~ 대낮부터 술이랑 고기를 꺼내 구울 준비를 했다.

 

고기 굽기 위해선 숯불을 피워야 하는데, 피워본 사람이 없었다. 대략 난감 ^^;

그런데 마지막으로 등장한 한 여인( A )이 있었으니~우리보다 한참 아래 동생 ;; 그 집 남편이 아내랑 아이들을 데려다 주기 위해서 함께 온 것이었다. 아무래도 여자보다는 남자가 낫지 싶어서 A 의 남편에게 숯불 피워줄 것을 부탁했다. A 남편은 모두들 초면이었지만 염치 불구하고 ㅎㅎ

 

싫은 내색 하지 않고, 어찌나 열심히 숯불을 피워 주는지...ㅎㅎ;; 근데 숯이.....불이 잘 붙지 않는게다. 피운다고 고생고생 생고생 ^^

 

거기서 그치지 않고, 삼겹살, 대하, 소시지, 단호박,감자등등을 알아서 척척 구워주시는데, 얼마나 고맙던지..

 

구름이 해를 잠시 가려주긴 했지만, 버얼건 대낮 햇살이 내려쬐는  잘나가는 여름 한낮이 아니던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우리가 먹을수 있게끔 구워 주는 모습에 그저 감사하단 인사를 할 밖에 ^^

감사하단 인사에 A의 남편은 연신, 자긴 이런거 좋아한다면서 서글서글 웃음까지 ㅎ

 

한참을 그렇게 고기를 구운뒤, 제대로 드시지도 않고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한다던 A남편을 보낸 뒤, 함께 한 여자들은 A를 향해 부러운 시선을 보내며 한마디씩 해댔다.

 

어쩜 남편이 저리도 자상할까!

우리 남편이 반만이라도 닮았으면...

와! 저런 남편 처음일세!

남자들이 밖에 나오면 하는게 맞지만, 군소리 한마디 없이 넘 잘하시는데?

 

ㅎㅎㅎ

그런데 정작 남편을 칭찬하는 우리들의 표정과는 다르게 A는 한숨을 내리쉰다.

 

왜 한숨을 쉬남???

 

A가 말했다.

" 언니들, 우리 남편은요... 집에선 안 저래요. 밖에서만 엄청 잘해요 ㅜㅜ"

 

그래도 밖에서 잘하는게 어딘데? 안팎으로 못해봐~ 얼마나 힘들겠어! 밖에서라도 잘하니 좋지 않아?

 

" 좋다구요? 올 여름에 저희 남편은요... 휴가를 2박3일 동안 저한테 말한마디 안하고 혼자 다녀 왔다구요! 연락도 없었구요. 제 속이 속이었겠어요? ㅡㅡ;"

 

ㅎㅎㅎ

 

A의 말을 듣고 있던 친구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떻게 아내에겐 말 한마디 없이 혼자서 2박 3일을 휴가 다녀오지? 뭔짓을 하고 다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남편과 함께 살기 좀 힘들겠단 생각을 했는지 너도나도 한마디씩. ^^;;

 

결혼을 해서 살다보면, 안에서 잘하는 배우자가 있고, 밖에서만 잘하는 배우자가 있다.

물론, 안팎으로 잘 하는 배우자도 있지만, 그런 배우자는 가뭄에 콩나듯, 보기 힘든 배우자고 ^^

 

A 뿐만 아니라 가끔은 밖에서 아내에게 너무너무 잘하는 남편을 보면, 세상에 어쩜, 저리도 복이 많아서 저런 남편 만나서 행복하게 잘살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밖에서 지나치게 잘하는 남편들이 의외로 집안에선 그 반대의 모습으로 산다는 것 또한 많이 봤기 때문일까? 사실 난 그리 부럽지 않았다. ㅎ;;

 

배우자는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기 보다는, 나한테 잘하는 배우자가 최고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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