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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미디어 책 세상

댄싱퀸-뻔한 결말에도 환호할수 밖에 없었던 영화


최근에 볼만한 영화가 없었다?라기 보다는 발길이 영화관으로 향하지 않았다.
아직도 내 안의 잡념과 실랑이를 벌이느라 여유가 없었다고 말하는게 정답일게다.
그제 딸아이가 말한다.
" 엄마! 개학전에 영화 한편 보고 싶어요! 영화 안 본지 너무 오래 됐어요!"
ㅎㅎㅎ
방학때면 늘 보고픈 영화를 맘껏 보여줬는데, 올 겨울은 보여준게 없었다.

댄싱퀸!
코믹한걸 좋아하는 딸아이에게 딱 맞지 싶어서 선택한 영화다.

남자아이가 전학을 왔다. 선생님은 한 여자 아이의 옆이 빈자리라 그곳에 앉아라고 하지만 여자 아이는 빈자리라서
앉으라고 하는건 민주주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영화는 그렇게 시작됐다.
어린시절, 한번쯤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엄마손에 이끌려 여탕이든 남탕이든 간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같은반 아이를 만났을 때의 창피함이란! ^^
황정민은 그렇게 엄정화를 목욕탕에서 만나게 됐고 전라~ 그중에서도 정민의 은밀한 부분까지 보게 된 정화는 야릇한 미소를 날린다.

버스안, 한 여자가 서 있다. 그 뒤에서 엉덩이를 만지는 한 남자, 여자의 표정을 보니 잘못 걸렸다는 느낌이 온다. 찰나, 버스가 급정거를 하게 되고, 한 여자의 뒤로 엉덩이 만진 남자 대신 황정민이 서 있다. 한 여자는 그걸 모른채 뒤돌아서서 변태 취급하며 급기야는 경찰서로 끌려간다.
티격태격끝에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다는걸 알게 되고, 정민과 정화는 술한잔에 회포를 푼다.
날날이 정화는 정민을 데리고 나이트로 간다. 신촌마돈나로 유명한 정화의 춤추는 모습에 정민은 뻑! 가버린다.

결혼후, 신혼때는 눈만 마주쳐도 띠리리~
아기 생기기 참 쉽죠잉! ^^
남편 고시 합격을 위해 뒷바라지 하던 정화에게도 봄날은 오나 싶었는데, 웬걸~ 이 남자 돈 버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돈 못 버는 변호사가 되어 버렸다.
결혼하면 대부분 신혼의 끓어 오르는 사랑은 3년을 채 넘기지 못한다.
위로 아래로 가스 분출에 꾀죄죄한 모습, 부부는 서로를 비하하며 그것을 놀리기 일쑤..정민 부부도 별반 다를게 없었다.

덮어 놓았던 꿈
정화에게는 꿈이 있었다. 가수가 되고픈...그래서 그녀는 절친과 슈퍼스타K에 참여하는데~ 땡! ㅎㅎ
비참하고 서글퍼 죽겠는데, 남편이란 작자는 위로랍시고 위로를 하긴 하는데 위로가 아닌 비아냥 거림이었다.^^
부부사이에 주고 받는 말들 있지 않나~ 니가 예전에 니가 아니야~ 한물 갔어! ㅎㅎ

하지만 그 오디션 땡~ 한 모습이 방송을 타면서 신촌마돈나 정화는 가수가 되기 위한 아슬아슬한 곡예를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정민, 우연이 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게 된다. 물론 본의 아니게 뒤에서 누가 밀어서 떨어진거다 ㅋㅋ
근데 우짜냐? 떨어졌는데, 저 앞에서 전철이 들어오지요~ 젖 먹던 힘을 다해 취객을 구하게 되고
사람들은 폰으로 찍고 난리가 났고~ 졸지에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영웅화 되어 버린다.
정화를 처음 만났을 때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민주열사화 되어 장식을 하지 않았던가!
그뿐 아니다. 집에 가다보니 놀이터에서 비행청소년들이 중국집 배달원을 협박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그냥 갈수 있냐?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하지만 애들이 말을 들을리 만무!
근데 마침 경찰차가 지나가고....괜히 줄행랑치는 애들 등에 용감한척 몇마디 던지며 제스처를 취한다.^^

꿈을 꾸는 뭉클함
우린 성인이 되면서 꿈이 뭐냐고 묻지도 않는다. 아니..꿈을 이뤘냐고 물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왜냐면...꿈은 어릴때나 꾸는 것이고, 성인되면 이룰수 없는 꿈, 현실과의 갭이 너무 커 일찌감치 가슴에 묻어두고 삶이 힘들때 추억속 사진을 꺼내 보듯 아주 가끔씩만 생각하기 때문에..

정민의 어린시절 꿈은 대통령..정화는 가수..
둘은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다. 정민은 오픈, 정화는 몰래..

정치판은 똥통....
정민의 친구가 말했다. 자신이 정치판을 변화시킬수 있을줄 알았다고... 하지만 모두 같은 사람들이라 혼자의 힘으론 변화시키는게 불가했다고...
그 말을 듣고 있으니 누군가가 떠올랐다. 잠시... ...

서울턱별시!
맞네! 서울턱별시 ㅋㅋㅋ
뻔한 웃음 코드지만 왜그리도 우스운지...
정민의 서울시장 도전기! 그리 만만하지가 않다.
경쟁자들은 정민이 자진사퇴를 하게 하려고 뒷조사를 시키고, 와이프가 가수 데뷔한다는걸 알고는 사진을 찍어댄다.
그리고, 경선당일 폭로한다.

그 전날 정민은 친구로부터 그 사실을 듣게 되고, 정화의 가슴에 못을 박는다.
하지만 정화는 순순히 물러서지 않는다.
내 딸이 꿈도 희망도 없이 한 남자의 아내로 사는게 싫다며...
난 엄마처럼 저렇게 살진 않을거야.....그 얼마나 충격적인 딸의 말이었던가...
정화는 멋지게 꿈을 이루며 사는 모습을 딸에게 보여주고, 그 딸 또한 멋진 삶을 살기를 윈했다. 그래서 포기할수 없었다.

각자의 삶을 살자..
폭로후 정민은 떨리는 목소리로 원고를 읽으려고 했지만 마음이 허락치 않아 가슴이 시키는대로 연설을 한다.

믿음...
정민은 날나리 같이 생겼지만, 자신의 아내는 바람 피우고 그럴 여자가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그녀의 꿈은 가수였다고, 그게 뭐 어떠냐고 말한다.
가정은 다스리는게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라고...서울시민도 다스리는게 아니라 함께 하는 거라고 말하는 정민의 말에
가슴이 뭉쿨해져 왔다.

가정을 다스린다..
이 얼마나 가부장적이고도 권위적인 말이던가!
한 남자의 아내로서..난 다스림을 받으며 살고 싶지 않다. 우린 동등관계니까..
한마디 한마디가 의도된 감동이었겠지만, 거부하고 싶지 않았다.

리얼하지만 과장된 억지설정과 웃음?
그건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다. 영화는 현실의 수없이 많은 시간을 축소시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과장되고 억지스러운 면이 없잖아 있을수 밖에 없고, 수많은 에피소드를 생각해 보면 굳이 억지 스럽다고 말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꿈을 잊고 사는 어른에게
믿음이 없는 부부에게
대국민 사기를 치는 정치인에게
이 영화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하나의 영화를 보면서도 사람마다 보는 관점은 다를 것이다.
 이영화 역시 후한 점수를 주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뉠 것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걸 보여줘야 하는 특성인지 억지 감동이라도 눈물샘을 자극하고 싶었는지 그건 알수가 없지만
꿈을 잊고 사는 그대에게....권하고 싶은 영화다.

나도 이루고 싶었던 꿈이 있었는데...
 그 꿈을 함께 가는 이가 응원을 해준다면....

생각조차 나지 않는 꿈이라면...이 영화를 보며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좋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