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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일상사

절...기도...스님....나..




구름 낀 사이로 햇살이 비추는 날이었다..
눈을 뜨자마자...절에 가서 기도를 해야지...하는 마음이 들어...대충 씻고 절로 향했다.

겨울의 시작이라서 그런지 스산한 느낌이 드는 절..
스님은 양치를 하고 계셨다..

간단하게 인사만 하고 법당으로 들어 섰다.
조금 컴컴한 법당안...온기는 전혀 느낄수 없었다.

3배만 하고 용왕당으로 갔다..
그곳에서 108배를 올렸다.

그리고 오랜만에 천수경을 읊조렸다..

기도가 끝나고....음...난 늘상 천수경만 읽다가 볼일을 다 보는 구나...다른건 읽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단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갔다...

그냥 가려는 날 스님이 불러 세웠다..
" 차마시고 가..."

큰절에 스님들과 마주 앉아 있으면..
아마두 보살님들이 더 많은 질문을 하고..더 많은 말들을 쏟아 낼 것이다.

하지만...이 절은 반대다...스님 말씀이 더 많다는;;

난 듣기만 했다...가끔 장단을 맞춰 주는 댓구 정도로.....

스님들을 보고 있노라면 늘 궁금한게 하나 있다..
정말 속세와는 인연을 끊고...얘기를 하지 않는겐지..

내 맘을 알아챈건지...어떤지는 몰라도...가족들 ..친척들 얘기를 좀 들려 주셨다...
정치 얘기..교육 얘기...건강얘기...;;
이 스님은 많이 횡설수설 하는 스타일이다...보살님들에게 그닥 인기가 없을 스타일 ㅎㅎ

스님의 말씀을 듣고 있노라니...팔자 편하게 사는? 인생일수도 있지만..가장 외로운 인생을 사는 사람일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남과 여...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그에 반하는 게 스님 아니던가.

예전에도 같은 말씀을 하셨지만...스님은 또 언급을 하셨다.
하루 종일 쓸고 닦고, 씻고..또 씻고...왜 그렇게 사는지 모르겠다고..그런 시간에 마음을 살찌게 책 좀 읽고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게다....ㅎㅎ

나도 그 생각엔 백번 동의한다..
집안에 들어 섰을때...먼지 하나 없이 너무나도 정리가 잘되어 있고 깨끗한 집..좀 부담스럽다...먼지가 떨어지기 무섭게 치우고 또 치고..그렇게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
내가 봐 온 사람들 중에...결벽증 있었던 사람들...솔직히 책과는 거리가 멀긴 멀었다...모두 그런건 아니지만..;;
그래서 심히 공감했다는 ㅎㅎ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말씀도 해주셨다..
천수경만 읽지 말고..다른 책 포함해서 6개만 읽으면 니가 스님이다...
ㅎㅎㅎ

생활속에서 깨닫는다는거...
책을 읽으며 깨닫는다는거..
그리고 실천한다는거....
쉬운듯 하지만 쉽지 않다...

이런 저런 듣다가...그래...여섯권만 읽고 나도 스님할까? ㅎㅎㅎ;;
다섯권 남았네 ㅋ;

난 그냥...그런 불경책보다...절내음이 좋구...편안해져서 가는게다..
나중에..좀더 나중에..지금보다 더 늙어 흰머리가 희끗해지면..어떤 마음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깊이 있는 불교 공부를 하고 싶어 질지도 모르겠다...
지금은...늘 어지러운 마음....절에 가면 그나마 편안해지니....가는게다...
종교란...어느 종교를 떠나 그런게 아닐까?;;

부쩍 늙어버린 스님....언제까지 뵐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열반하시는 그날까지..건강하게..외롭지 않았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