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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미디어 책 세상

색계, 외설과 예술의 차이


색계라는 영화를 언니들과 함께 보러 가게 됐다. 사회 생활에 지쳤던 내가 쉬면서 함께 어울렸던, 내 인생의 사고방식을 조금 바꿔준 언니들이다.무척이나 고지식한 내 생각들을 조금은 유연하게 바꿔 놓은 사람들이랄까?

색계라는 영화는 친분이 없는 사람들과 함께 보기에는 부담스러운 영화다. 왜냐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하지만 그게 이슈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을 찾기도 했다.

영화속 탕웨이, 양조위는 중국 역사의 실존 인물
영화 보기 전, 언니들이 말했다. 굉장히 야한 영화지만, 실존 인물들이기 때문에 외설스럽진 않을 거라고 말이다. 한국 역사도 헷갈리는 마당에 중국 역사까지 알리 없는 난...그런갑다..하면서 보게 됐다..

제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친일파 핵심 인물과 그를 암살하기 위해 세워진 항일단체, 그 운명적 만남은 그렇게 시작된다.죽어야 하는 남자 정보부 대장( 양조위 ), 그를 유혹해 죽이려는 막부인(탕웨이)

사랑을 믿지 않는자의 사랑
정보부 대장( 양조위 )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정확히 말하면 자신이 친일파이기 때문에 살기 위해선 그 누구도 믿어선 안되는 사람이었다. 가까운 측근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선 말이다. 하지만 그의 눈을 끄는 여자가 있다..막부인(탕웨이)..처음부터 끌리지만 정보부 대장( 양조위 ) 는 경계를 풀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도 전에 헤어졌다가 다시 몇년만에 재회를 하게 된다. 그 시간동안 둘은 알수 없는 감정이 깊이 자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 감정은 서로를 탐하게 되고, 관계가 거듭될수록 그 관계속 정보부대장( 양조위 )의 경계는 풀어지게 된다. 몸을 던져 정보부대장을 유혹해  죽여야 하는 막부인( 탕웨이 ) 역시 주어진 임무와는 다르게 정보부대장 ( 양조위) 에게 빠져 사랑을 하게된다.

사랑은 핑크빛? 검은빛도 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사랑은 핑크빛이다. 그 남자..그 여자를 떠올리면 가슴 설레고, 두근거리며 행복해 진다..남녀가 사랑에 빠졌을대 흔히 나타나는 증상들이다..모든 세상이 아름답기만 하지 않던가..사랑을 해본 사람들에게 사랑이란 핑크빛이다..하지만 막부인과 정보부대장의 사랑은 핑크빛 로맨스가 아니다. 그들의 사랑은 검은빛 사랑이다. 사랑을 하면 할수록 끝을 향해 달려가는 고삐 풀린 말과도 같다. 하지만, 그래서 둘의 사랑이 더욱 안타까우면서도 가슴 아렸는지도 모르겠다.

여자의 사랑과 남자의 사랑
색계는 막부인(탕웨이)이 사랑하는 정보부대장(양조위)를 위해 자신과 일을 도모했던 사람들을 희생함으로서 그를 살리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사랑...이 쉽고도 어려운 단어를 여자와 남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
사람들은 말한다. 사랑을 하면...여자에게 사랑은 인생 전부라고..하지만, 남자가 사랑을 하면...그것은 인생 전부가 아닌 그 일부분이라고 한다...

이 영화는 그걸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막부인은 사랑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동료들까지 희생하게 했다. 하지만 정보부대장은 사랑을 버렸다. 자신이 살기 위해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 할지라도 난 섭섭함을 느낀다..
분명 둘은 사랑했다..그 사랑이 여자는 희생, 남자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는듯 사형 집행을 선고하게 된다..남녀의 사랑방식의 차이....결과론적으로 보면 여자보다는 남자가 좀더 이기적이라고 할수 있는 게다...그래서 씁쓸...



외설과 예술의 차이
함께 영화를 본후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언니 한분이 마르고 닳도록 영화 칭찬을 한다. 이토록 아름다운 영화를 본적이 없다면서 말이다..사람들은 성 행위를 아주 부끄럽게 생각하는데, 그것은 인간의 기본 욕망인 동시에 절대로 부끄러워 해선 안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색계의 주인공들의 감정 상태와 변해가는 감정..그리고 마지막까지의 변화들을 얘기 하면서 그 과정에 그들의 사랑이 격렬해질수록 감정도 변한다고 했다..실제 그랬다..영화 처음 막부인에게 끌리긴 하지만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가학적이다..그게 마음의 의심이 사라질수록 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 행위를 위한 야한 장면이라기 보다는 역사속에서 한남자가 살기 위해, 그리고 한 여자를 사랑하면서 변화하는 과정들의 연기가 섬세하게 표현돼 있다. 이것이 전라의 노출 연기, 친분 없는 사람들과 영화를 보기엔 민망 할수도 있을 법한 장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지기도 했다. 이것이 바로 외설과 예술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욕망, 그 위험한   신중, 그 잔인한
영화 제목만으로도 내용이 잘 표현되어진 영화가 바로 색계가 아닐까 싶다. 전라의 노출 부담에도 섬세한 연기를 해낸 탕웨이와 양조위.
내가 본 가장 야한 영화인 동시에 외설이 느껴지지 않은 멋진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