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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일상사

형식적인 학생자원봉사, 딸아이의 선택은?


방학때가 되면 자원봉사 시간때문에 많은 부모님들이 골머리를 앓더라구요
방학은 2학기 예습으로 학교 다닐때보다도 더 바쁜게 요즘 아이들이잖아요 ;;

그래서 의무적으로 자원봉사 시간을 채워야 하는 아이들..
능력 좋은 부모님들은 수소문 끝에 도장만 찍어다가 주시더라구요

저요?
전 눈꼽 만큼도 그럴 생각은 없구요 ㅎㅎ
다만...가끔은 아이를 실험하고 싶기도 하고..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물어는 봤습니다.

" 딸~ 방학 때 봉사 시간 어떻게 할거냐?"  -> 제 말투가 원래 이래요~ 조큼 남성스러버 ㅡㅡ;

" 어떻게 할지 걱정이에요..그냥 도서부 할걸 그랬어요..그러면 걱정 안해도 되는데..."

" 아빠한테 부탁해서 도장만 찍어다 달라고 할까?"

" 아아아아.....그건 좀... 좋기는 한데....그러기엔...좀...제가 찔려요...ㅡㅡ;"
 ^^;;

아빠는 옆에서 용지만 주면 시간 맞춰서 찍어다 주겠다고 그러구요 ;;
융통성이 없는 딸은 그냥 자원봉사 하고 시간만큼 도장 받겠다고 하더라구요
이게 바로 저의 계획인 것이었어용 ㅎㅎ
전 미리 제가 청소 하는 장애인 시설에 가서 복지사샘께 여쭤 봤죠~
여름방학때 울 딸래미 데리고 와서 같이 청소 해도 되냐구~ ㅋㅋ;;

겨울에는 학생들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여름엔 더워서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매주 청소 하러 가니까~ 같이 와서 하면 시간 만큼 해주겠다고 하시대요~ㅎㅎ

" 딸람~ 복지사샘이 와서 청소하는 만큼 시간 찍어 주시겠대~ 엄마랑 같이 무더운 날~
땀 삐질삐질 흘리면서~ 열심히 청소해 보자꾸나! ㅋㅋㅋ"

" 아..더운건 정말 싫은데 ㅜㅜ"

" 너 이제 까불지마~ 다 죽었스~ㅋㅋ~ 너두 땀흘리며 고생 한번 해봐랏!"

음흉한 제 웃음에 딸은

" 엄마 맞아요???? 다른 엄마들은 전부 도장 찍어 준다고 하지 말라는데
엄마는 맨날 고생 시킬 생각만 하고~계모 아니에요?"

" 시끄~ 상황종료~ 몸으로 부딪쳐서 고생도 해보고 해야~ 아! 이래서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고 그러는 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그런거지 ㅋㅋ"

거의...저희딸이랑 저랑 대화는 이런 분위기에요 ;;;
제가 좀 깡패 스럽거든요;;;



꼭 실험해 보고 싶다기 보다는...가끔은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자라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되도록이면, 요행을 바라지 않고 바르게 자라줬으면 좋겠단 생각에 농담삼아 물어 본거에요.
물론....어떤 답이 나올지는 알고 있었지만....제가 원하는 답을 하는 아이를 보면서 뿌듯해 지기도
하더라구요.

더도 말고, 덜도 말구요...지금처럼만 자라줬음 좋겠어요..
공부를 아주 잘하거나, 남보다 뛰어난 재주를 가진 아이는 아니지만...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