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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일상사

갑자기 나타난 낯선 남자의 부비부비


매년 봄에 장애인시설에서  지역 주민들 의식 변화를 위해 알뜰시장을 개최한다.
매주 청소를 하는 곳이라 연간 행사에도 참여를 하는데
작년에도 비누부스를 맡아서 했다.

비누 체험활동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한남자가 나에게 급습해서 안고~ 볼을 부비부비 했던 사건이 있었다~
알고보니..장애인 ^^
얼떨결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얼굴 볼 사이도 없이 멍..때렸던 기억이 있다 ^^

올해 행사때는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이 지나가는듯 했다.
하지만...마무리 하기  30여분 전쯤...한 남자가 또 올라왔다.
물론, 장애인들은 혼자 다니지 않는다...그날은 특별히 자원봉사자들이 일대일로 붙어서 다녔는데...

갑자기.... 또..나에게로 오더니 악수를 청했다.
일반인들이 낯선사람에게 그런 행동은 하지 않기 때문에 장애인 친구구나..그렇게  생각하며
웃으며 악수를 했더니 외국 인사처럼 안는듯 하면서 볼을 부비부비..
아하...작년 그 장애인 친구구나 ;;; 순간 작년 생각이 났다 ;;
얼결에 부비부비 ㅡㅡ;

작년에 한번 당했기?? 때문에 올핸 당황스럽지도 않았고,
그렇게 웃으면서 바이바이를 했다.. 
나를 도와 주던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는 학생들에겐 어색한 웃음을 날리고 ;;;

그랬는데, 다른곳에 갔던  이 친구가 다시 왔다 ;
또 다가오더니....끌어 안더니 볼을 부비부비 ;;
뭐시라 뭐시라 하는데 뭔말인지는 모르겠고 ㅡㅡ;
여튼 또 어색한듯~ 반가운듯??? 웃으며 그렇게 보냈다...

정상인이라면 뺨이라도??? 한대 갈겨야 겠지만? ^^;;
장애인들의 정신 연령은 유아부터 초등까지 다양하다..
나이는 들어도 정신연령은 그 상태 그대로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 친구 역시 나이는 들었지만...그렇다손 치더라도 나보단 십여년은 어려 보였다..
정신연령은 유치부..혹은 초등생 수준에서 멈춰 있기 때문에 어릴때 기억 그대로 살고 있다.
이쁨 받고~ 귀여움 받던 그 기억 때문에, 자신이 맘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안고 얼굴을 부비는 것..
어릴때 부터 그렇게 이쁨을 받아 왔다고 한다...


원래는 장애인이 그렇게 하면 딱 잘라 거절을 해야 하는데, 잠시 잊었다. ;;
복지사 선생님이 그 장애인에 대해서 얘기를 해 주시길래 알게 됐다...
매주 청소를 하러 가지만, 보는 장애인은 한정이 돼 있다...주로 주방에 청소를 하러 가기 때문에..

1년만에 다시 본...그러고 보니 작년엔 얼굴도 보지 못했는데..올핸 운 좋게도??? 얼굴을 보게 됐다.
아무 생각없이~ 엄마의 심정으로???? ;;; 토닥거려 줬다면 맞을게다...
버릇 나빠진다고 안된다고 선생님은 말씀하셨지만.....버스 지나갔고 ;;^^;;

보통의 키에 잘생긴 얼굴에..조금은 귀염스탈..호리한 체격..
그렇다보니 어릴때부터 귀엽다고 안아주고 부비부비 해주던 어른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 친구 역시 맘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악수하고 안아주고 부비부비...하게 됐다는 것...

가끔씩은 꾸밈없이 본능대로 행하는 그들이 부럽기도 하다..
좋으면 졿다..싫으면 싫다는 의사 표시가 명확한..
이리 머리 굴리고, 저리 머리 굴리고..계산하고 사는 사람들 틈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인간미가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종종 그들을 보면서..세파에 찌들려... 때 묻는 나를 돌아 보면서..많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계산기 두들기지 말고..살았으면 싶은 생각과는 다르게...눈에 보이는 것과 생각하는 것과 행동이
달라 답답할 때도 있다..

어쩌면...하고 싶은 대로...느끼는 대로..행하고 싶은대로 사는 그들이...행복할지도 모른단 생각이 든다..

낯선 남자의 부비부비..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이처럼 복잡한 생각을 하는 난....어쩔수 없이 늙어 가는 ...
세파에 찌들린........한...사람인가 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