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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미디어 책 세상

나가수- 조규찬 탈락에 괜히 미안해졌던 이유

나가수가 호주에서 경연을 펼쳤다. 명예졸업한 가수와 탈락한 가수들은 다음주에 멋진 공연을 펼칠 것이고, 우선은 기존 멤버들의 탈락자를 결정짓는 2차 경연이 시작되었다. 운명의 장난인지 어이 없게도 1차 경연때 성적이 좋지 않았던 가수들이 먼저 노래를 시작하게 됐다.

제일 안쓰러웠던 사람은 바로 조규찬이다... 1차때 7위를 했기 때문에 가능하면 후순위로 노래를 부르는게 유리한데 제일먼저 부르다니..불길했다..;;


                                                    사진출처 - MBC 나가수


조규찬은 이별이란 없는 거야..라는 노래를 불렀다. 나가수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음색이 부드럽고 고와서 일까..듣기 편했다.. 사실 그동안은 고함만 빽빽 질러대는 통에 언제부턴가는 그게 싫증이 나기 시작했는데, 1차 경연때 듀엣으로 조규찬 노래를 들으면서 왠지 모를 편안함과 오염되지 않은 맑은목소리에 감탄을 하면서 만약 청중 평가단이 제대로 평가를 한다면 꼴찌를 주면 안된다고 생각을 했다..그런데, 여전히 변함없는 평가단은 늘 그렇듯 약하게 부르다가 흥겹고 강한 노래에만 점수를 후하게 줬다..

1차 경연때는 7위, 2차 호주 공연은 5위를 했다. 만약 1차에서 청중 평가단이 인지도가 떨어지는 조규찬의 노래를 제대로 평가 했다면 절대 떨어지지 않았을거란게 내 생각이다.
왜냐면...이번 호주 공연때 [ 인순이 ] 가 호명 된후 터져 나오는 박수와 환호를 보면 쉽게 알수 있다.

나가수는 인지도가 약한 가수들이 출연을 하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제 기량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한 ( 긴장감 때문에 ) 이유도 있겠지만  인지도에 대한 기대치가 일단은 점수를 먹고 들어 가기 때문에 인지도가 낮은 가수는 상대적으로 불리할수 밖에 없다.

그런점에서 조규찬은 어쩌면 피해자 일지도 모른다.

1차 듀엣 경연때 김경호와 김연우가 듀엣곡을 불렀을때, 그 느낌보다는 살짝 모자라지만 그팀보다 한두단계 정도 낮게 점수를 받을거라고 생각을 했다.잔잔했지만 나가수에서 들을수 없었던 세련되고 맑은 음색에 편안함이 더해져서 굉장히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7위...

그 음색 그대로 조규찬이 아닌 좀더 인지도 높은 가수였다면 중간 정도의 순위는 됐을거라고 생각한다.. 결국 나가수는 인지도에서 밀리면 김연우, 조규찬이 그렇듯 누가 들어와도 조기 탈락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물론 게중에 인지도가 낮아도 나가수를 완전정복을 해서 약하게 노래를 시작해 중간이후춤추며 흥겹고 강하게 한다면 다른 결과를 낳을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여튼 조규찬은 1차 한국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 바람에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셔야 했다. 1차 때 제대로된 평가를 받았다면 2차 경연까지 합친 득표율로 따지자면 아마 장혜진이 탈락을 했어야 한다고 본다. 아니면 윤민수..

나 역시 나가수를 보면서 청중 평가단처럼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위한 수단으로 속이 시원해 지는 노래를 선호하긴 했었다. 그게 어느샌가 나가수의 보이지 않은 올가미가 되어 다양한 표현을 하는 노래를 들을수 없게 돼 버렸다. 어느 장르의 노래를 하더라도 잔잔하게 부르면 순위가 위태롭기 때문에 그걸 아는 가수들도 뒷부분은 꼭 강하게 혹은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고 있다..

이런걸 전혀 알지 못하는 조규찬은 어떤 변화를 주기도 전에 김연우처럼 단 2회 출연만에 탈락을 했다. 그것은 순전히 그들이 나가수에 적응 못한 이유가 아닌 시청자와 청중평가단의 편협한 시각의 결과라고 밖에 볼수가 없다. 나가수에 적응 한다는건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모습만 보게 된다는 게 아닌가..;;

현대인들은 수많은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지만, 스스로 풀지 못한채 살고 있다. 특별한 놀이문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나가수 방송후에..특히 음악과는 거리가 먼 중장년층이 열렬히 응원을 하고 나가수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었다. 물론 본인들은 모르겠지만 ;;
방송횟수가 누적될수록 그게 나가수 평가단의 룰 아닌 룰이 되어 잔잔한 발라드를 부르는 가수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탈락하고 만 것이다.

그 대표적인 가수가 바로 조관우다. 조관우의 노래를 들으면 속되게 말해 아줌마들 오줌을 잘금거린다고까지 표현을 한다...그런 조관우는 타 가수들처럼 단 한번도 1위를 한 적이 없다..그가 나가수에서 불렀던 노래들을 되돌려 보면 쉽게 알수 있다..그래도 조관우는 인지도가 높으니 중간에서 늘 맴돌았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조규찬은 알만 하지 않은가..
그래서 조규찬의 탈락은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게 했다...그 인지도와 강한 노래에 소리를 빽빽 질러야 점수를 후하게 주니 잔잔하게 노래를 부르는 발라드 가수에겐 무덤이나 매한가지 아니겠는가..
 
나가수가 장수하기 위해선 청중 평가단부터 변해야 한다. 가수가 변하면 안된다..가수의 변화라는건 새로운 시도에 한정된 말인지... 지금 나가수의 스타일에 맞춰선 안된다는 말이다. 
지금 이대로라면 발라드 가수들은 나가수에 적응도 하기 전에 2회만에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셔야 하고, 시청자들은 다양한 노래를 들을수 없게 된다..

이는 다르게 말하면 나가수를 보는 내내 편하게 노래를 들을수 없다는 것이다. 나가수 출연가수 모두가 잔잔하게 부르다가도 2절을 부를때면 쿵쾅쿵쾅 강하게 노래를 부르면 차별화도 없고, 다양함도 없을 뿐만 아니라 가수의 특색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금새 싫증을 느끼고 채널 돌릴수도 있다. 

조규찬의 탈락을 보면서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와 동시에 어떤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그게 뭐냐면..현재의 나가수 평가 방식은 모든 노래를 들은 후 세명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차라리 그러지 말고 가수의 노래를 들을때마다 점수를 적게 하는 건 어떨까..하는 ;;
경연이 끝난후 평가는 조용하게 부른 가수나 처음 불렀던 가수에겐 불리할수 밖에 없다. 그걸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튼 나가수의 현재의 평가 방식은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음악을 듣지 못하는 올가미가 되고, 인지도가 낮거나 조용한 발라드를 부르는 가수들에게는 무덤이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 나가수 출연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던 탈락했던 가수들과 두세번의 출연만에 탈락해야 했던 가수들에게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