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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 삶의 자세와 지혜

손하나 까딱하지 않는 남편, 어떡해?

모 아나운서는 집에서 절대로 아내의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는다고 한다. 외벌이 이기 때문에
아내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그의 말에 그냥 씨~익 웃어 버렸다.

집안일을 굉장히 좋아하는 친구 남편이 있다. 자는 시간을 아까워 할 정도로 부지런함이 하늘을
찌르는 ^^;;
[ 결혼전에는 니가 그렇게 지저분한 여자인지 몰랐어. 왜 그렇게 게을러?] ㅎㅎㅎ

결혼후 친구 남편이 친구에게 한 말이다. 내가 알기로는 굉장히 부지런한 친구인데...

나랑 같이 산다면??? 뭐...맨날 욕을 했겠다..싶다....난..대충주의~
[적당한 먼지는 면역력을 높여 줍니다] 라는 얼토당토 안한 생각으로 사는 ;;;


한손은 허리를 지탱중이고 다리하나는 무게중심의 변화에 계속 갸우뚱이다!! 아침까지도 다낳은듯한 몸이 출근후 책상에 쌓인 더미들과 찌꺼지들로 금새 바로 통증이 시작되는건... 일찍 강남을 벗어나 병원가는길, 집중하자!! !! !!
by taijin Jung 저작자 표시비영리


예민한 성격인 난, 결혼해서 몇년간은 부지런을 떨었다. 몸이 약한탓에 결혼후 바로 직장을
관뒀고, 전업주부로 그렇게 살았다.
내가 다른 전업주부와 생각이 조금 다른게 있었다면, 절대로??? 직장에서 돌아온 남편을
부려 먹지 않는다는 거였다. 같은 전업주부로서 꼴불견이 있다면, 절대적으로 공주인양
[남편 없으면 아무것도 못해요...] 하면서 의자 하나 옮기지 않는 줌마들 ;;;
당췌 이해를 할수가 없었다...직장에서 하루종일 시달린 남편을 집에서 편히 쉬게 해야 하거늘
집에 오면 쉬기는 커녕 집안일까지 시키다뉘????? ㅎㅎ;;

아주 힘에 겨워 절대로 움직일수 없는걸 제외하고는 대부분 내가
알아서 다~~ 했다~ 
집이 지저분 하다 싶으면 가구를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고~ 벽에 애들이 낙서했거나 
때나 타서 더럽단 생각이 들면, 색색이 페인트로 으샤으샤~ 하루죙일 페인트칠 하고 ;;;
이건 성격탓이다....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바로 해야하는 더러븐 성질머리 ;;;;

이렇게 살다보니 남편은 날 믿어도 너무 믿는 거였다....
[ 마누라~ 오늘도 집이 바꼈네??? 냉장고가 왜 저리로 갔냐??? 여튼 힘도 세요~]
무쇠팔! 무쇠다리! 로케트 주먹!

정말 이렇게 살다보니 손하나 까딱 안하는 거다..우쒸~ 나쁜 XX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
이대로 살다간 늙어서 고생하겠단 생각이 뇌리를~
[흐음....안되겠어...]

그때부터 생각을 바꾸었다. 좀 피곤하거나 감기 기운이 있으면 엄살을 부리기 시작했다.
하루에 여러번 쓸고 닦던 것두 다~~~ 집어 치우고, 아침이나 밤에 한번만 청소하고
것두 귀찮으면 발에 걸리적 거리는걸 싫어 하는 남편인지라~ 방바닥에 있는 모든것들을~
위로 올려 버렸다 ㅋㅋㅋ;;

[반복되면 익숙해진다.]
청소부터 시작해서 혼자서도 잘 하던 내가 남편에게 부탁을 하기 시작했다.
[여봉~아이쿠 허리야~ 힘이 딸린다~ 나두 이제 늙었나 보다~ 이것 좀 옮겨 주오~]
하나둘 부탁하다 보니 어쩔수 있겠는가?? 해야쥐 ^^;;
[ 여봉~ 마누라 젊을때 잘혀라~ 지금부터 못하면 늙어서 구박 그자체니까~]
ㅎㅎㅎ
협박도 살짝 가하면서 ;;;

그렇게 몇년을 살다보니 손하나 까딱 하지 않던 남편이 스스로 움직였다.
그리고, 건망증이 심해지는 나는 재활용 버리는 날도 깜빡~깜빡~;;; 하다보니 남편이
버리는 경우도 많아졌고, 이거해라~ 그러면 이거하고, 저거해라~ 그러면 저거하고 ^^;;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그건 바로 주방일..
남편이 제일 싫어 하는게 주방일이다. 요리, 설거지는 정말 싫어한다.
그래서 맞벌이 할때, 내가 늦을 경우나 아플때는 자진해서 하기는 하는데, 잘 하지 않는다.
그외는 시키는대로 다~ 한다.
안하면??? 협박한다;;;;

[서방~ 이거 좀  해줘요~]
[ 제가 무슨 힘이 있겠어요. 마누라가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야죠. 후한이 두려워서 말이죠]

[오늘은 저거 좀 해주죠?]
[네~~에~~~~~ 해라면 해야죠. 제가 무슨 힘이 있겠어요...늙어서 안 쫓겨 날라믄 ㅎㅎ]


손하나 까딱하지 않는 건 성격 탓도 있겠지만, 나처럼 여자가 스스로 알아서 너무 잘해
버리면 남자가 도와주지 않아도 잘하는구나~ 싶어서 까딱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지금은 워낙에 맞벌이가 대세다 보니까  남자들도 집안일을 많이 하지만, 아직도 손하나
까딱 하지 않는 남편이라면, 남은 여생~ 편히 살기 위해선 성격에 맞는 길들이기가
필요하긴 하다. ^^
정답은 없다. 배우자의 성격에 따라 가랑비에 옷 젖듯~ 조금씩 조금씩~ 시도해 보면
반드시 변화는 있을 거라는 말밖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