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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미디어 책 세상

제발 제 아내를 유혹해 주세요! [ 내 아내의 모든것 ]

 

남자는 시각에 약하다. 그래서 첫눈에 반했다는 말을 하는 남자들을 보면 그 상대 여자는 대부분 이해가 될만큼 매력적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첫눈에 반했다는 것일뿐, 그 반했다는게 일평생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오래된 연인도 그럴진대 결혼한 부부라면 어떨까?

 

 

 

[ 내 아내의 모든것 ]

 

영화의 시작은 첫눈에 반한걸로 시작된다. 지진이 일어나던 날 일본, 지진이 일어남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캠에 담고 있는 한 남자...그 속에 호들갑을 떠는 여자가 보인다. 남자는 호들갑 떨며 무서워 하는 여자를 가장 안전한 곳으로 인도를 한다. 그리고, 폰 진동소리가 지진소리인줄 착각하며 식탁 아래로 몸을 숨기며 무서워 하는 여자에게 마음을 열어 버린다.

 

오랜 연애끝에 결혼으로 골인한 두 사람의 생활은 행복했습니다??? 라고 말하면 재미 없을 것이다.

결혼한 사람들에게 묻는다. 결혼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배우자에게 어떤 눈길을 주는가? ^^

 

시도때도 없는 생리현상에, 아무렇지도 않게 배우자 앞에서 훌러덩 벗어 던지는 옷...

결혼하면 신비감은 멍멍이가 가져 갔는지 눈 씻고 찾아 볼래야 볼수가 없다.  이 영화도 우리네 생활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생활을 보여 주고 있다.

 

헌데, 임수정은 한술 더 뜬다.

요리를 잘하는 임수정은 뭐든 요리를 해서 남편 먹이는 재미로 사는 여자다. 화장실에서 응가를 하는 남편에게 음료를 만들어 다 마실 동안 기다리지를 않나~ 남편 앞에서 방귀를 뿡뿡 끼는건 물론이거니와 훌러덩 옷을 벗고 다니지를 않나, 그것도 모자라 출근하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하소연에 버럭대는건 양념이다.

 

전업주부인 임수정은 일에 지쳐 편안히 쉬고 싶어 하는 이선균을 한시도 편하게 냅두지를 않는다. 누가 어떻고 저떻고 험담은 기본에 매사가 부정적이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번이라고 하는데, 듣기 싫은 부정적인 말은 어떨까?

같은 여자로서, 주부로서 지켜보는 나조차도 짜증이 났다. 정말...저런 여자가 있을까? ^^

 

 

이혼을 갈망하는 남편의 희대의 사기극

 

이선균, 매일마다 반복되는 숨막히는 생활속에서 자유를 갈망한다. 하지만,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이혼이라는 말은 드센 아내앞에서 언제나 처참히 잠수를 하고 만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감옥같은 생활의 연속에서 이선균에게 구세주가 나타난다.

카사노바 류성룡 ㅎㅎ

류성룡 이분의 활이란 영화에서의 포스...정말 최고였는데, [ 내 아내의 모든것 ] 이 영화에서도 그 존재감이란 ^^

 

이선균은 세기의 카사노바 류성룡에게 아내를 꼬셔 달라고 사정을 한다...공짜로? 으으응~ 당근 돈 줘야쥐~ 세상에 공짜는 없는법 ㅋ

 

여자 꼬시는거....누워 잠자는 것보다도 더 쉬운게 아니던가! 헌데....이 여자...작업걸다 보니 임수정은 좀 다르다. 여느 여자들에게 써 먹으면 잘 먹히는게 이상하게 잘 안 먹힌다...별종일세....살다살다 저런 이상하고도 재수 없는 여자는 처음이랑께 ^^

 

이런 저런 시도를 하다가 안되겠던지 류성룡은 이선균에게 아내의 모든것을 리스트 작성해서 달라고 한다. 좋아하는 것, 싫어 하는것등등을 말이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 임수정 지대로 꼬시기 돌입! 쉽진 않지만, 서서히 드리대며, 그녀에게 맞춤으로 다가가니 그녀의 마음도 열리는것 같다. 아싸! 가오리? ^^;;

 

이선균은 아내에게 결격 사유를 만들어 이혼이 하고 싶어 졌다. 그래서 카사노바를 고용했고, 그것으로도 모잘라 아내의 관심사를 돌리고 싶었던지 인기없는 청취자도 거의 없는 라디오PD 친구인 김지영에게 프로 한코너를 아내에게 맡겨 주기를 부탁하고, 졸지에 임수정은 고정으로 출연해서 막말을 거침없이 하게 되고 대박을 터트린다..

 

남편들은 그러하다...아내의 지나친 무관심에도 상처 받지만, 지나친 관심에도 부담스럽고 감옥 같단 생각을 한다. 카사노바가 아내를 꼬셔서 이혼의 사유를 만들고, 라디오출연으로 자신에게 쏟아지는 아내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 숨통을 트이게 하고팠던 이선균...임수정은 모르는 남편의 사기극이다....귀엽긴 하지만.......^^;;

 

 

뒤바뀐 현실

 

류성룡을 만나면서, 라디오 출연을 하면서 임수정은 바뀌기 시작한다. 매일같이 한시도 쉬지 않고 수다를 떨며 부정적 말을 뱉어 대던 임수정에게 쉼표가 생겼다.

그리고 ... ...

이선균을 향한 관심이 줄어 들수록 남편인 이선균은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시선이 더욱 임수정에게 간다는 걸 느낀다.

그리고, 류성룡이 진짜 아내를 꼬셔서 어캐 할까봐 두렵기도 하다. 그래서 부탁한다...육체적으로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그런데, 류성룡이 말한다...진짜 임수정을 사랑하게 됐다고...

 

내 아내를 사랑해? 이선균은 미칠 지경이다...미친거 아냐?????? 안돼!!!!!!!!!!!!!!!!!!!!!!!!!!!!!!!!!!!

 

이선균에 대한 강한 집착을 하던 임수정....

하지만, 이젠 상황이 역전되었다. 이선균을 향한 관심이 적어 지면서 말또한 줄어 들게 되는만큼 이선균이 임수정화 되어 가고 있었다.

 

한발작 뒤로 물러서면 보이는 것들

 

이선균은 몰랐었다. 결혼전, 수줍어 하고 그토록 예뻤던 여자 임수정이 결혼후 쌈닭에 부끄러움을 모르는 거친 수다녀로 바뀐 이유가 자기 탓이라는걸...아내의 수다는 외로움이었다는걸...

 

임수정은 일을 하게 되면서...... 누군가가 나와 잘 맞는 코드로 대화가 통하는걸 느끼면서 허한 마음이 채워졌다. 허한 마음이 채워 질수록 남편에 대한 집착이 사라지고 수다가 사라지고 있었다.

 

아내의 집착이 미치도록 싫었을 때는 그녀의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가 싫었지만, 이혼 결심을 하고 한 발작 물러서서 지켜보는 아내는 처음 연애할 때처럼....사랑스러움 그 자체 였다. 누가 나의 사랑하는 여자를 채어 갈까봐 전전긍긍...

 

 

영화가 전하는 메세지

 

가볍게 보면 한없이 가볍고, 아주 큰 웃음을 주거나 탄탄한 대본으로 감동할 만한 영화는 분명 아니다.

하지만, 영화는 가벼운듯 가볍지 않은 메세지를 유부들에게 전한다.

 

우린 한 사람과 오래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말이 없어짐을 느낀다. 서로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안다는 착각 때문일게다.

하지만 오해는 거기서 부터 생긴다. 그래서 외로운 사람은 외롭지 않기 위해 상대에게 말을 붙이고 수다스러워지고, 상대는 그게 부담스러워 자꾸 귀를 닫고 입을 닫아 버린다. 그리고 침묵에 길들여 지고 대화는 단절, 오해는 깊어진다.

 

그토록 창피했던 아내가 곁에 없으니 그립더라.

 

그게 우리의 삶이다. 애써 부정하려고 해도...

 

오래된 연인....오래된 부부...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잘 알지 못한 채, 안다고 착각하며 살아 간다. 그런 무덤덤한 생활에 이 영화는 잔잔한 일렁임과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지금 내 옆에 있는 남편이..혹은....아내가 지겨워 이혼을 생각 하는 분이 계시다면...

카사노바를 고용하라!!!!

라고 말하면 돌을 맞을테고 ^^;

 

한발작 뒤로 물러나 상대가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자..그리고 무엇을 원하는지 내면을 들여다 보자.

함께 수년, 혹은 수십년을 살면서도 모르는 내 아내 설명서...내 남편 설명서...배우자가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사용?이 수월하지 ㅎㅎ

 

[ 내 아내의 모든 것 ]

지루한 부부 생활에 딴 생각을 하고 있다면

오래된 연인의 손을 잡고, 오래된 배우자의 손을 잡고 거침없이 극장으로 가서 해답을 찾길 바래본다. ^^

행복은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것........그리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