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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미디어 책 세상

해를 품은 달, 왜 우리를 열광하게 만드나?


해를 품은달이 첫 방송을 한 후 매회마다 시청율을 갈아 치우며 새로운 드라마의 역사를 쓰고 있다.
아역들의 뛰어난 연기에 성인들을 비롯한 청소년들까지 설레임에 이루어질수 없을 것 같은 사랑에  밤잠을 설치게 만들고, 기어이 책까지 구입해서 읽게 만들고 있다.

바톤터치...본격적인 성인 연기자의 등장에 여주인공에 대한 우려가 자칫 시청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걱정 했지만, 그것은 기우...

여주를 제외하고 나머지 연기자들의 괜찮은 연기와 성스작가에 대한 기대....그리고 타 방송사에 볼만한 드라마가 없어서 해품달의 인기는 고공행진중이다.

해를 품은달...
도대체 이 드라마는 왜 이리도 인기가 많을까?
단순히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 탄탄한 대본에 구성이 잘되어 있어서 일까?
아니라고 할수는 없지만 그외 다른 요소들이 우리를 이 드라마에 미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을까?

한 남자의 일편단심....온리 그녀를 향한 사랑...
누구나 꿈꾸는 사랑이다...
너도 나도....젊었을 때도...나이 든 지금도...우린 절절한 사랑에 가슴이 시리고...
내가 경험을 하지 않았어도 그 주인공인양 착각을 해 몰입하게 된다.

여자의 입장에서 훤의 사랑, 양명군의 사랑은 누구나 꿈꾸는 사랑이다....여자에게 있어 그보다 더 영광스런 사랑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나만을 사랑하고, 잊지 못해 눈물 짓는 남자.....

그 상대가 내가 아닐지라도...보는 것만으로도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사랑은...이루어졌을 때보다..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내가 당사자 일 때 보다는 모든걸 알면서도 가슴 졸이며 볼때....더 애가 타고, 간절해 지니 말이다.

사랑의 주체가 나일때는 내가 상대를 짝사랑 하는게 절절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짝사랑을 당하는 배역이 감정이입 대상(나라고 생각할 주인공)일 때 더 절절해 진다.

그 사람을 향한 일편단심....보디가드
우리의 삶은 알게 모르게 배신과 배반 속에서 상처를 주고 받고 산다.
누군가 나를 위해...혹은 내가 누군가를 향해....그것이 충심이든, 우정이든 지키고 지켜줄수 있다면
우린 거기에 홀릭하게 된다..

운.....
운에게 훤은 지켜줘야 할 사람..지키고 픈 사람이다..
운은 훤의 마음...아픔이 자신의 것인양 느끼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충심을 다해....그의 곁을 지킨다...
우린 운에게서 배신과 배반...그 어떤 것도 볼수가 없다..
믿음직 스럽고 충직한 신하..

누구나가 맺고 싶어 하는 인간관계...운.....그것은 우리에게 대리만족을 준다...
한 사람의 일생에 나를 위해 죽음도 불사할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될까?
대사 몇마디 하지 않지만 운의 존재는 현대를 살아 가며 생긴 사람에 대한 불신에 대한 진절머리..
그리고 부러움.....이런 것도 드라마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불황, 불안한 미래에 대한 현실 도피
세계는 지금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위태위태한 불황의 늪에 빠져있다.
우리나라만 봐도 쉽게 알수 있지 않은가....어디가 끝인지 알수 없는 물가상승, 중산층 몰락, 소득수준은 높아졌지만, 생활수준은 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우린 지금 현실도피를 하고 싶은 마음에 이 드라마에 홀릭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는 더 부유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바늘구멍 같은 취업란에 미래가 불안한 사람들, 열심히 일을 하지만 미래가 불안한 직장, 노후 문제, 맞벌이를 해서 아이 하나를 제대로 키우기 힘든 구조로 갈수록 변해 가고 있는 지금, 우리에겐 현실 도피의 공간이 필요하고, 이 드라마가 그것을 충족시켜 주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꿈과 희망이 있고, 목표가 있고 하루하루, 시간 시간이, 몇분 조차도 아까운 사람이라면 절대로 드라마를 보고 있지 않다.

하는 모든 일이 잘되는 사람은 미래를 점치러 가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정해 놓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듯, 그와 같은 맥락에서 지금 뭔가 불안하고, 불만족스럽고, 미래가 불안하고, 그 불안 심리를 충족시켜줄 무언가를 찾다 보니, 해를 품은달에 홀릭 하는것 같다.

사람이 살아 가면서 사랑이 충만하고, 하는 일이 잘되고, 가정이 편안하고, 이루어야 할 목표가 있고 달려간다면 행복하다. 하지만 우린 지금 불확실한 현실속에서 어두움 미래를 향해 달려 가고 있고 가슴 한켠은 커다란 구멍이 생겨 허하기만 하다.

일편단심 그녀를 위한 꺼지지 않는 사랑,
잠시라도 방심하면 죽일듯한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그들 머리위에서 잘도 갖고 노는, 모든걸 가졌지만 가지지 못한 외로운 왕,
주군을 위해서라면 내 목숨 하나쯤은 아무것도 아닌 양 바칠수 있는 충심,

사랑과 일, 믿음....인생에 중요한 것들의 어우러짐이 현실 도피 하고 싶은 우리들에게 이 드라마는 달달하면서도 절절함이 은근히 만족을 주면서 카타르시스를 주기 때문에 우린 지금 이 드라마에 열광하고 있는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