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좀 욱 하는 성질이 있다 ;;
잘 참을 때는 정말 미련곰탱이마냥 잘 참는다. 그런데 참다가 욱하면 적나라하게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
친한 친구 말을 빌자면, 입바른 소리 할때는 바늘로 콕콕 찌리는것 같다고.....;;
그런데...결혼하면 그런 성질을 부리고 살순 없다. ;;
어른들앞에선 더더군다나 절대로~...
오늘은 그냥..생뚱맞게...결혼생활이 매일 행복하지만은 않았다는걸 얘기하고 싶다.
나 역시두 즐겁게 살려구 노력하지만 힘들때가 많았다....이젠 다..지나갔지만...
결혼하고 몇년은 무던하게 살았던 것 같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내가 그리 독하진 않았다...마음이 너무 여려서(생긴것과는 다르게;;)
시어머님이 생활이 어렵다고 그러면, 나 역시 살기 힘들지만 쪼개고, 쪼개서 생활비 더 드리고 그랬다.
시간이 흐르면서, 시어머님이 쪼들려서 그러는게 아니라 시집간 시누이가 어머님께 늘 징징거리면서 돈없다고,
살기 힘들다고 돈을 가져 갔단걸 알았다;;
그때의 그 배신감은 정말 이루 말할수가 없었다;;;
시누 애들은 메이커 옷 입을 때, 난 시장에서 옷 사서 입히고, 시누한테 물려 받아 입혔다.
정말, 안 입고, 안 먹고, 아껴서 생활비 드렸고, 시댁에 갈때마다 힘들다고 우는 소리 하셔서 용돈 더 드리고 그랬는데,
그런 돈이 시누한테로 갔다고 생각 하니까 피가 거꾸로 솟았다.
그런데....알면서도 어머님이 힘들다고 우는 소리 하시면, 또 안쓰러워서 또 드리게 되는 것이다. ;;
대신에 그 사실을 알고부턴 어머니께
" 어머니, 자식은 키워 놓으면 다~ 필요 없습니다.
아무리 어머니앞에서 형편이 어렵다고 우는 소리 해도 듣지 마시구요, 가지고 계신 모든건 어머니 살아 계실때
많이 드시고, 많이 놀러 다니시고 그렇게 사세요. 자식들 보태 줘 봤자 자식들은 고마운지도 모릅니다..
살아 계실때 가지고 계신 돈, 다 쓰시고 가세요..아셨죠?"
그렇게 신신당부를 하면서 드렸다...그럼에도 변함이 없으셨다...;
우는 놈한테 떡하나 더 준다는 말이 딱 맞는것 같다...난 한번도 어른들께 힘들다고 징징거리거나 울어본 적이 없어서 얻은 기억도 없다.
그런데다 시어머니는 좀 가볍고, 방정스러우셨다.. ;; 힘들다고 우는 소리는 기본이요~ 식사 때도 반찬 하나를 드시
면서도 이건 얼마 주고 샀네~저건 얼마주고 샀네~부터 시작해서, 내가 넘 만만하신지 하소연부터 시작해서 은근히 갈굼까지 ;;; 형님들이 먼곳에 사는 지라 자주 보는 나를 갈구는건...알지만...이해도 한계가 ....
몇년을 그렇게 갈굼 당하니까...나두 사람인데 속이 상하기 시작했다....시댁에 다녀오는 날은 내가 눈물을 흘리는 날이었
다... ;; 속이 상해서....
신랑두 어머니 성격을 잘 아는지라 " 살면 얼마나 사시겠냐...니가 참는김에 좀 더 참아라.."
아이구..참.......참는 것도 한계가 있지..죠...나두 더이상 ...... 몇년을 참았는데....
뒤집지 그랬어???? 아니 그럴순 없었다.....어른한테 대들수 있나;;;;
애교 없는 내가...아부 못하는 내가 할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였다..
시댁에서 어머님이 말씀 하시면, 예, 아니요...로 간단하게 대답만 하고 다른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거..
그냥 무던한 성격의 나였지만...미운 시어머니였지만....그래도 웃으면서 네네~ 하면서 하시는 얘기 다 들어 드렸지만..무뚝뚝하게 변하기로 독하게 마음 먹었드랬다.....그랬더니어느 순간 가끔씩 눈치를 보긴 하시는데...뭐...타고난 성격이 어디 가나? ;;;
경험상 시댁은 딱! 할 도리만 하면 된단걸 뒤늦게 깨달았다...늦은 후회 ???
만약에 신랑이 개구신같이 그랬다면 아마 이혼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난 그때 넘 힘들었기 때문에...
물론...천사같은 시부모님도 계시지만...그런 시어머님을 못만났기 때문에 뭐....;;;
대부분 조금씩은 고부간의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나나 신랑이나 형제들중에선 그래도 부모님께 잘해 드렸는데...부모님이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은 바로
우리 신랑이었나보다...살면서 차별을 느끼니까...갈굼에 화가 나는것 보다 서러움이 더 밀려왔다.
은근히 신랑이 가엾어 보이기도 했구
시어머니는 신랑을 챙겨 주기는 하는데(말로만), 상대적인 거다....상대적으로 주워온 자식같았다..내 눈에서는....;;
그러다가...
어머님이 편찮으셔서 병원에 입원을 하셨다.....어머니는 지병이 있으셨다.
그 당시 난 직장을 다녔던 터라 어쩔수 없이 내가 사는 곳, 가까운 병원에 입원을 시켰다.
형님들은 멀리 산다는 이유로 내게 맡겨 놓고, 맘 편히 계셨다....그나마 큰 형님은 전화라도 자주 하셨는데, 작은 형님은 전화 한통 없으셨다... 아주 당연하다는 듯 말이다..;;
전화 한통 뭐그리 힘든지...전화 한통 해서 " 동서, 병수발 한다고 고생 많지?" 이 한마디면 원망도 사르르 녹았을텐데...
딱 한번 오시곤 그후...돌아가셨을 때 오셨다....
난 직장 다니랴...애들 유치원, 학교 보내랴...병원에 수시로 드나들면서 정말 힘들었다..
새벽에 눈떠서 욕실에 씻으러 들어가 씻다가 얼굴을 보면...늘...눈이 벌겋게 충혈돼 있었다.
하루는 금방이라도 눈에서 피가 쏟아 질듯한 모습에 스스로 겁이 났다......
귀신같은 내 모습에 거울 보기가 무서울 정도였다.
매일 같이 울었다........아이구 내팔자야~ 하면서 ㅎㅎ;;
시어머님두 밉구...가까이 살면서 나한테 자기 어머니 맡기고 손님처럼 왔다 가는 시누이도 밉고
신경 곤두서서 더 잘해드리자는 신랑두 밉구...멀리 있다는 핑계로 코빼기도 비추지 않는 시숙들, 형님들두 밉구..
입원해서 계속 중환자실에 계셨는데 시어머니는 좋아지는가 싶었다..........
그런데, 점점 의식이 없어 지는 거였다..
깨어 계실때보다 눈 감고 계신날이 많아졌고, 몸에 욕창도 생기고....보기 안쓰러웠다....
내 몸이 .....힘든것도 힘든거지만.....구박했건간에....몸져 누워 계신 어머님을 보니 서럽고 힘들던 기억은 그냥 잊혀져 갔다....
' 나두 나이들면 저런 모습이겠지....' 서글퍼 지기도 하고...사는게 다..그렇지 뭐....
언젠가 어머니 몸을 닦아 드리는데, 어머님이 의식이 돌아 오신거였다......앉혀 달라고 하셨다...
난 계속 손이며 발이며 닦아드리니까..
" 고맙다.." 한마디 하시면서 물끄러미 쳐다 보시는 거였다.
" 아이구~ 어머니~ 아시면 됐어요. 고맙죠? 많이 고맙죠? 어머님 딸도,아들들도 잘 안오는데~
저 착하죠?~우리 어머니 늦복이 터지셔서 저같은 며느리 병수발도 받으시고, 어머니는 좋겠다~"
그냥 아무렇지 않은듯 ...투덜대듯...난....속마음 그대로 내비쳤다.....
어머닌 그렇게 나를 쳐다 보시면서 미안한듯..웃으셨다...
털털한듯 얘기 했지만, 본심이었다..난 ....속좁이 ;;;;;
하루..이틀...날이 갈수록 상태가 악화되시더니....결국은 허망하게 가셨다...;;
늘 시어머니만 보면 물주라도 되는듯, 형편이 어렵다고 한탄해서 돈 가져 가던 시누이는 어머니 장례식날 혼절을
했다...하지만....내 눈엔..그게 혼절로 보이진 않았다....의식을 잃은게 아니고 살짝 쓰러져 부축 받았는데...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연극처럼 느껴졌다....난 못된년이다...;;;;
살아 계실때, 부모님앞에서 늘 살기 힘들다고 돈 뜯어? 가 놓고선..혼절은 왜하나 뭐 그런 ㅡㅡ;
난 지금까지 살면서 어른들 앞에서 먹고 살기 힘들다고 말한마디 한적 없다.....시댁이든 친정이든...
그렇게 돈 가져 가서는 집 인테리어 하고, 애들 뭐 사주고 ㅡㅡ;
상식적으로 난 상상을 하지 못하는 일이다..
내가 모자란건지.. 절대 이해가 되지 않았다........성인이 되서 독립을 하면 부모님께 손 벌리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해서일가? ....부모님에게 ...드리지는 못할 망정 ;;;
수백명중에 한두명 정도가 고부간의 갈등이 없다고 한다....
시어른은 내 자식...내부모님처럼 그렇게 편한 관계는 아니다....특히 고부관계는.....
하지만....
되돌아 봐서 내가 가장 잘했던건....그렇게 차별대우를 심하게 하셨어도...갈굼을 하셨어도..
난 ..내가 해야할 도리는 다 했단 것이다..
그때는 너무도 힘들었지만, 난 지금 신랑에게 큰소리 뻥뻥친다.
이 집 며느리 중, 자식 중에 나보다 더 당신 부모님께 잘한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말이다.
신랑도 그 부분은 인정해 준다. 그래서 끽~ 소리 하지 않는다.
물론...효부소리 들을만큼 아주 잘하진 않았다.....기본은 했단 얘기지...;;
고부간의 갈등....누구에게 더 참으라고 하기 힘들지만... 요즘은 며느리 시집살이도 만만찮기는 하다..
하지만,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어머님이 조금 여유로운 마음으로 며느리를 대해 준다면
며느리도 분명 지금보다는 더 잘할거라 믿는다..
만약에... 시어머님이 아주 조금이라도 괜찮은 시어머니....그런 분을 닮아서 내게 잘해 주셨더라면 난 아마도 어머님을 업고 다녔을 것이다....정말...
종종 신랑한테도 그렇게 얘기 한다...
" 만약에 어머님이, 형님들한테 쩔쩔매며 챙겨 드리듯, 고모한테 그렇게 돈 싸 주듯 나한테 반에 반에 반만 그렇
게 해주셨다면, 난 아마 어머님 업고 다녔을 거야 "
이만큼 살아오면서 느끼는건..
인성 교육이 잘못된 며느리가 아닌 이상,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은 자연스레 따라가게 돼 있다는 것이다.
고부간의 갈등...
시어머니의 작은 배려와 이해만 있다면, 고부간의 갈등으로 이혼하는 불상사는 없을 것이다...아마두...
나의.....고부간의 갈등은 승자도 패자도 없다......처음엔 할도리 이상으로 잘해 드리다가, 아니다 싶어서 며느리로
서 해야할 기본만 했다......
사람이 죽을때가 되면 제대로 보인다고 한다.....어머님이 가실때가 되니까..그제서야 내 맘을 아셨나 보다..
고맙다.....
그 한마디에 서럽고 힘들었던 지난 일들이 싹..씻겨져 버렸다..
고부간의 갈등으로 인해 시어른과 인연 끊고 사는 분도 계시지만, 그래도 살아 계실때 할도리는 다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내 자식들이 커서 보고 배우라고 효도 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같이 사는 남편...
헤어지면 남이지만...사랑해서 사는 남편의 부모님인데....어쩔수 없지 않은가...
결론은 시어른이 밉더라도 기본 도리는 해야 한다는 거고,
정말 좋은 시어른이라면 간이고 쓸개고 모두 빼드리자 ;;; 애들이 보고 배운다! ㅎㅎㅎ;;
그래야 어른이 돌아 가시면 가슴에 맺히는게 없다... ^^;
돌아가신 후에 제삿상 아무리 거하게 차려 놔 봤자~ 그건 산 사람이 먹는 음식이구~
살아 계실때 조금 더 잘해 드리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그래야 가슴에 한도 맺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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