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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 삶의 자세와 지혜

촌스러웠던 프로포즈를 생각하다



무릎
팍도사에 타이거 JK가 나와서 결혼전 프로포즈때 노란고무줄을 끼워줬단
얘기를
했다.
요즘  여자라면 화를 냈을지도 모를 노란고무줄 프로포즈에 윤미래씨는  펑펑 울며
감동했단다.

크게 관심이 없었던? 연예인인지라 편견없이 보게 된 무릎팍도사의 JK를 보며..
그와 함께 사는 윤미래씨를 보면서...참 멋있단 생각을 했다...

고무줄 반지에 행복해 하는 그들을 보면서 촌스러웠던 남편의 프로포즈가 생각이 났다.

길 걷다 보면 이런 경우 있지 않은가....[ 시간 있으면 커피 한잔 하실래요? ] 하며 따라오는 남자들...난 그런 남자들은 쳐다보지도 않았다...그냥...바람둥이 같고..믿음도 가지 않았고..웬지 나 자신이 그들의?
하루살이 노리개가 되는것 같아 기분이 나빠지곤 했다.(아닐수도 있겠지만..)

나이트에서 부킹이 들어오면 그조차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겨우 그 하루를 즐기다가
무슨 봉변? 당할려구...하는 생각....( 사실 술취한 남자들...무섭다..ㅜ)

미팅..소개팅을 받아 남자를만나면.......맘에 들지 않아도...예의상...거절하기 힘들고...ㅡㅡ;
이래저래 괜찮다 싶어 다시 생각해 보면 바람둥이 같고...
양다리에 문어다리까지~ 다리는 어찌도 많은지...믿을 남자가 진정 없단 말인가~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한가득 채우고...난 그렇게 살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때....같은 직장에 있던 신랑이랑 친해졌다...
첫인상은 둘다 별루였다....[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어? ] ㅡㅡ;

시간이 지날수록 볼 때마다 맘이 짠....한..... 사람이었다.
남편은 독신주의였다. 첫사랑에 실패를 한건지...그건 잘 모르겠다.
날 만나기전에 누굴 만났는지..어떤 여자를 만났는지..솔직히 그런건 궁금하지도 않았고
물어본 적도 없다...당연히 있었겠지.....사랑한번 안해 본 사람 있나? 뭐...둘다..이런 생각에 묻지 않는건지도 모르겠다...그런게 닮긴  닮았다.
거기에 대한 궁금증이 없는건... 예전이나..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있어도 그뿐..없어도 그뿐이다.과거는 과거일뿐^^;;있었겠지...그것 뿐이다....
대신 난 큰소리 뻥뻥친다~ 따라 다니던 남자 많았노라고!!! 진짜야! 이 사람 믿어주세용 ^^;;;





프로포즈...
여자들은 환상적인 프로포즈를 기대한다.요즘 남자들은 드라마틱하게 많이 하지
않던가! 누구는 풍선을 날리고..누구는 길바닥에 초로 모양을 내서~ 멋드러지게 한다지..
멘트 역시 얼마나 세련되고 멋진지...ㅜㅜ
어떤 남자들은 프로포즈 하면서 손에 물한방울 묻히지 않게 한다고 큰소리 뻥뻥  치기도
한다....예전에는 그랬다...ㅎㅎ;;
그럼 설거지는? 빨래는?????? 고무장갑 끼고 하면 되지 않냐고~ 누구를 말하더라~ㅋ;;

신랑이...프로포즈를 그렇게 했더라면...난 아마도 결혼을 하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신랑의 프로포즈는 참..촌스러웠다...반지를 준것도 아니고..멋진 이벤트를 한것도 아니고
분위기 잡으면서 멋진 말을 한것도 아니다.....

사무실에서 둘이 남아 있을때..뜬금없이....

[ 결혼하면..절대로...여자 문제로 속 썩이는 일은 없을 거야 ]

이건 뭥뮈???  이게 프로포즈냐??? ^^;;

그 당시 좀 어이 없긴 했지만, 그 말이 참..맘에 들었다. 지금도 맘에 든다...

애인 있으면서도 양다리에 문어다리 걸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한 여자를 놓고, 누가 먼저 꼬시나 내기도 얼마나 많이 했던가~ ㅡㅡ;

허풍 떨면서~ 손에 물 안 묻히게 해줄게~ 대빵시리~ 큰 다이아몬드 반지를 해줄게~
해마다 해외여행을 시켜 줄게~ 이런 뻥을 쳤다면 아마...난...지금 다른 남자랑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뭐..혼자 살고 있을 수도...;;

난 허풍 떠는 부류들 싫어한다...코믹한건 좋아하지만...ㅎㅎ
입만 열면 뻥이고, 허풍에~ 허세에~ 그런 사람들이랑 말 섞으면 머리 아프다.
시간도 아깝고...ㅜㅜ

멋진 프로포즈는 아니었지만...난 신랑의 말에 믿음이 갔다...그래서 결혼을 했고
이렇게 살고 있다.

풍족해 보이지 않는 타이거 JK 부부를 보면서.......고무줄 반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돈이란게 많으면 좋겠지만...없으면 조금 불편할수도 있겠지만...두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사는가...그게 더 중요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고무줄 반지에도 감동을 받아 펑펑 울었다는 윤미래씨를 보며
촌스러웠던 신랑의 프로포즈가......떠올랐다.

그만큼의 감동은 아니겠지만...지금까지 여자 문제로 속 썩인 일이 없는 남편이 고맙고
세련되지 않은...촌스러운 사람이라 고맙고...성질 더러운 내 곁에서..잘 견뎌줘서 고맙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두말없이 들어줘서 고맙다...

촌스러웠던 프로포즈....다시해도 촌스러움이 어디 가겠냐마는...
나에겐 결혼생활 내내 믿음을 주는....아직도 믿음이 가는 프로포즈였기에
촌스러웠지만....그래도 고맙단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