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도 죄송스런 프로가 바로 나가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주는 165분간 특집으로 방송이 됐었는데요. 김건모의 재도전 결정 이후 항의와 비난이 빗발치다 보니 제작진이나 나가수 출연자들이나 모두 힘든 한 주를 보내게 됐구요..생각보다 심각한 비난 여론의 여파가 방송사상 어처구니 없는 한달간 방송중지라는 결정까지 하게 돼 버렸어요.
방송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제작진의 판단미쓰로 인해 시즌1이?? 끝나고 한달뒤 시즌2로 재정비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인다고 합니다...좀 어이 없긴 하지만, 한달간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 받아 들이기 힘들어요...일요일 그 시간대에 정말 나가수는 제 혼을 쏙 빼놓는 프로였거든요..
지난주 특집으로 방송된 나가수는 두말 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최고의 무대였고, 너무나 감동적이고도 소름끼치는 무대여서 예능이라고 말하기엔 죄송스럽기 까지 했답니다...예술 그 자체였죠...
165분이 절대 짧지 않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TV에서 시선을 뗄수도 없었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 날수도 없을 정도로 집중하게 만들었어요
재도전이후 인터넷에 수많은 말들이 떠돌았고, 게중에 눈에 뛴게 김건모가 무대위에 올라 왔을때 청중단이 야유를 보냈고, 김건모는 절을 한뒤 노래를 불렀다고 하더라구요..그래서 사실일까? 상당히 궁금했던 부분이었습니다...과연 김건모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것인가?
재도전 결정이후 가장 큰 심적 부담을 안고 있었던 사람은 바로 김건모가 아니었을까 싶어요.본인의 재도전 결정으로 인해 감싸주었던 다른분들까지 욕을 바가지로 얻어 먹어야 했으니 그 마음이 얼마나 불편했겠어요...
방송국으로 들어서는 김건모 얼굴을 보는 순간...한 주가 수십년 같았겠구나..그런 생각이 들더군요...수염 안 깍은건 둘째치더라도 한주 사이에 넘 삭았더라구요 ㅜㅜ 거기다 신경까지 쓰다보니 두통에 성대까지 이상이 왔다고 하는데..살짝 미워했던 마음이 연민으로 바뀌더라구요...
네티즌들의 비난을 의식한듯 이소라는 너무 빨리 헤어지는게 싫었다며 어려운 결정이었고 더 잘하겠노라고 말을 하더라구요...그리고 김건모의 무대...
무대로 올라오는 김건모의 발걸음은 천근 만근이나 되는듯 보였어요...평가단 앞에 섰을때 그는 일곱명 중 7등한 김건모라고 재치있게 자신을 소개하더군요..그리곤 죄송하다며 재도전의 기회를 준 후배들에게 감사하다고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면서 정엽의 유아 마이 레이디를 열창하기 시작했어요.
성대에 무리가 와서 병원까지 다니는 김건모는 전혀 느끼지 못할 만큼 열창을 하더군요...그런데...
전 제 눈을 의심해야 했어요...뭐지? 카메라가 떨리나???
헌데 그게 아니었습니다...데뷔 20년차 베테랑 가수가..것두 무대에선 한번도 긴장한 적이 없던 가수가..늘 재치있게 여유있게 노래를 부르던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아는 김건모라는 가수의 마이크 쥔 손이 파르르 떨리는 겁니다..아...정말 그 모습을 제대로 확인하는 순간의 충격이란...
저 정도였던가? 저 정도의 떨리는 손이라면 방송 후 네티즌들의 비난글을 일일이 확인했다는 걸 의미하는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방송전에 PD인터뷰 내용에 김건모가 재도전 결정후 비난여론후에 술도 끊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었거든요..방송을 보면서 그의 의지를 느낄수 있었고,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죄송해 하는지도 엿볼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절절하고도 진심이 우러난 열창은 한 주 사이 그를 비난하며 궁지로 몰아 넣었던 우리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정말 멋진 무대였거든요..
휘성은 나가수를 보며 '신들의 전쟁' 이라고 표현을 했더라구요.. 정말 나는 가수다 보다는 신들의 전쟁이란게 딱 맞을 정도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무대였구요..김범수가 그랬나요? 우열을 가리는 무대가 아닌 우 중에서 더큰 우인지 작은 우인지를 가리는 무대라구요..정말 맞는 말이죠? ^^
언젠가부터 식상해진 댄스곡을 뒤로하고 오래전 80-90년대 노래를 찾아서 듣고 있었는데, 나가수를 보면서 신선한 충격에 빠짐은 물론, 자신의 색에 맞춰 부르는 노래덕분에 제 귀가 너무나도 호강을 하고 있어서 행복합니다..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시는 모든 가수분들께....당신들은 최고의 가수입니다..제 눈과 귀와 마음을 이처럼 현혹했던 가수들의 무대는 없었습니다...그래서 너무나도 감사합니다..한 주 동안 마음 고생 심했던 김건모를 비롯한 6명의 가수 덕분에 일요일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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