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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전/일상사

나 쁜 년

봄인데 봄이 아니다. 응? ;;;
경칩 지나고 눈이 내리더니, 황사로 인해 바깥 세상은 뿌옇다 못해 붉그스럼한...
황사가 좀 잠잠해졌다 싶으면 흐린날의 연속, 비...
개나리가 피고..모란이 피고....그래서 봄이구나..생각을 한다...


장애인 시설에 청소가는 날
밤부터 몸이 좀 으슬거리더니 눈을 뜬 아침....삭신이 쑤신다.
그냥 오늘은 쉴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청소하러 올거임?]
[응]
못온다고 하면 핑계삼아 빠질려고 했더니...
주섬주섬 챙겨 입고 내리는 비를 헤치며 시설에 갔다.
따듯한 모닝커피 한잔을 하고, 늘 그렇듯 식탁을 닦고, 바닥을 쓸었다.
끙끙대던 집에서의 모습은 어디 가고....밖에만 나오면 또..힘이 난다.ㅡㅡ

걸레를 씻어서 꼭~ 짜서 가져갔더니 친구는 구박이다.
" 야~ 너 걸레 짰냐? 히바리 없게 스리~ 봐봐라~ 니가 짠거 다시 짜니까 물이 엄청스리
나온다야 "

" 하루이틀 일도 아니구~ 손모가지에 없는 힘 워쩔겨? ㅎㅎ"
그렇다~
난...손목에 힘이 없어서 짠다고 짜도 물 범벅이다 ㅡㅡ;
요즘은 커가는 울 딸한테도 밀린다...종종...병뚜껑도 못 열어서...뭥미? ㅜㅜ

그렇게 식탁을 닦고, 바닥을 쓸고...드디어~ 마의 바닥 닦기
쭈그리고 앉아서 바닥 닦는건 정말....후덜덜이다. ;;
밀대로 밀기엔 깨끗하게 닦이지 않으니 손수 쭈글이고 구석구석 닦을 수 밖에 없다.
우리가 못갈 경우 공익들이 밀대로 닦긴 하지만, 그 다음주 가면 찌꺼기 장난 아님을 ;;
해서...일주일에 한번 이지만, 이렇게 닦아 줘야 개운한 맛? ^^;;

넑은 공간에 쭈글이고 자리를 턱~하니 차지하고 닦기 시작하니까 한쪽을 차지한
언니에게 친구왈
" 언니, 쟤는 동작이 빠르니까 절반은 쟤 보고 닦으라고 그러고 우린 요만큼만 닦자구요"
" 그럴까? ㅎㅎㅎ"
이기이기 미칬나? ㅡㅡ;
" 에잇! 나쁜ㄴ ㅕ ㄴ !  우찌 연약한 나한티 그럴수 있엉? ㅡㅡ;"
" 와~ 저게 갈수록 욕만 늘어가지고~ 언니, 쟤요~ 갈수록 욕만 늘어요 ㅜㅜ 근데요
이상하게 저 욕이 기분이 안 나쁜거 있죠? 이제 귀에 익숙해 졌나봐요"

 ㅋㅋㅋ
욕쟁이 할멈이 되겠다는 나의 야무진 꿈이 그렇게 욕을 하게끔 만들고 있다. ㅋㅋ;
" 친구한테 그렇게 욕해도 기분 나쁘지 않고, 정겨우면 좋은거지..그런 친구 있다는게
얼마나 좋은건데~"

" 하하하~ 그쵸? 언니~^^  너 앞으로 욕 더 얻어 먹어라~ 에잇! 나쁜 XX 억울하면 너두 욕해 ;; "
" 내가 욕하면 니 충격 받을까봐 욕 못하겠다. 니가 하는것 보다 더 센거라서 ㅋㅋ"

그렇게 하하호호 웃으며 청소를 했다.
뭐..사는게 별건가?
고상한척 하고 사는것도 한계가 있고, 대충 욕하면서 그렇게 살지 뭐 ;;;

컨디션이 좀 그랬지만, 청소하면서 욕도 하고, 웃고 그래서일까?..한결 낫다.
역쉬...적당한 움직임과 욕은 건강에 좋은것이여 ;;;